[Oh!쎈 탐구] 백희부터 조들호까지, KBS의진흙 속 진주들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6.09.29 17: 18

진흙 속에서 캐낸 진주가 바로 이런 것일까. 올 한 해 KBS가 시청률이라는 성적과 무관하게 기대 이상의 결과물로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작품들을 다수 배출하며 '열일'을 입증했다. 
이른바 '땜빵 드라마'로 시작한 '백희가 돌아왔다'와 '베이비시터'부터 3사 월화극 중 최약체로 예상됐던 '동네변호사 조들호', 그리고 고작 13억원으로 역사를 재현해낸 '임진왜란1592'까지 모두 오로지 작품성 하나로 쾌거를 이뤄냈다. 
이에 네 작품이 모두의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화제작으로 거듭나며 '반전'을 선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 백희가 돌아왔다(6월 방송, 4부작)
'백희가 돌아왔다'의 가장 큰 반전은 이른바 '땜빵 드라마'라는 점이다. '백희가 돌아왔다'는 '동네변호사 조들호' 종영 후 후속작인 '뷰티풀 마인드'의 제작이 늦어지는 관계로 급하게 편성된 작품이다. 이에 큰 기대 없이 방송을 시작했지만, 강예원 진지희 김성오 등 연기파 배우들의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열연과 함께 한국판 '맘마미아'를 연상케하는 재기발랄한 스토리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시청률 역시 첫 회는 9.4%, 종영 당시는 10.4%으로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이는 단막극임을 고려했을 때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땜빵'도 무시하지 말라는 뼛 속 깊은 교훈을 직접 입증한 작품이기도 하다.  
# 베이비시터(3월 방송, 4부작)
'베이비시터'야 말로 작품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다. 극본 공모 당선작을 바탕으로 제작된 만큼 탄탄한 대본과 '칼과 꽃', '적도의 남자'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감각적인 영상미를 보여줬던 김용수 PD의 연출력이 더해지며 한 편의 영화와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 
특히 자신의 아이를 돌봐주던 보모와 남편이 불륜을 저지른 것을 알고 점점 미쳐가는 한 여주인공 천은주 역을 맡은 조여정은 연기 인생 최고의 잠재력을 터뜨리며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3.5%를 웃도는 미미한 시청률은 아쉬웠지만, 단막극의 장점을 살린 완성도만큼은 바람직한 선례로 남았다. 
# 동네변호사 조들호(3월 방송, 20부작)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그 어떤 드라마보다 흥미진진한 반전을 보여줬다. 공교롭게도 대작이라 불린 MBC '몬스터'와 SBS '대박'과 동시 출발하는 바람에 월화극 최약체로 점쳐졌지만,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파란을 일으킨 것. 
여기에는 SBS '싸인' 이후 5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음에도 여전히 소름끼치는 연기를 보여준 박신양의 활약과 현실과 드라마를 오가며 사이다처럼 톡 쏘는 교훈을 남긴 극본이 큰 역할을 했다. 또한 인기 드라마라면 흔히 고려하는 '연장' 역시 완성도를 고려해 최종 불발돼 눈길을 끈 바 있다. '동네변호사 조들호' 역시 최고시청률17.3%로 종영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 임진왜란1592(9월 방송, 5부작)
그야말로 제작비 13억의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중합작으로 국내 최초 팩추얼 드라마라는 신개념 장르를 선보인 '임진왜란 1592'는 첫 방송이 나간 후 화려한 스케일과 CG로 제작비에 대한 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김한솔 PD는 "모두가 놀랄만한 제작비가 들었다"며 단 13억원의 예산을 공개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만큼 역사 그대로를 재현하려는 각고의 노력이 깃들어 '임진왜란 1592'는 실감나는 전투신과 외교와 정치 등 복잡하게 얽힌 적나라한 전쟁의 이면을 그리며 수신료가 아깝지 않은 '명품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순신 장군으로 분한 최수종은 물론, 도요토미 히데요시로 완벽하게 변신한 김응수의 열연 역시 많은 박수를 받았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KBS 제공 및 OSEN DB.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