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스스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 롯데 자이언츠의 올시즌 경기가 많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 늦은감이 있더라도 유종의 미와 내년을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윤길현(33)의 얘기다.
윤길현의 부진과 슬럼프는 좀처럼 끝나지 않고 있다. 올시즌 60경기에 나서며 7승7패 2세이브15홀드를 기록 중인데, 평균자책점은 5.55까지 치솟았다. 9월 평균자책점 14.63(8이닝 13자책점) 극도의 부진에 휩싸여있다. 특히 9월 한 달 간 승계주자 실점율은 66.7%(12명 중 8명)에 달한다. 자신의 이닝도 책임지지 못하고,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올라온 상황에서도 막아내지 못했다.
지난 27일 kt전에서도 윤길현은 4-5로 뒤진 8회 마운드에 올라와 ⅓이닝 2피안타를 기록하고 이정민과 교체됐다. 이정민이 윤길현의 뒤를 이어 올라왔지만 이정민이 윤길현의 승계주자를 들여보내 윤길현의 실점은 2점이 됐다. 결국 윤길현이 8회를 책임지지 못하자 일어난 상황이다. 팀이 8회말 5점을 얻어내는 빅이닝을 만들며 9-7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개운치 않은 상황이었다.
우천 취소된 28일 kt전을 앞두고 조원우 감독도 이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조 감독은 "결국 자신감과 제구 문제다. 맞아나가는 공을 보면 전부 가운데로 몰린다"면서 "되도록 편한 상황에 올려보내려고 하는데도 쉽지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서 "(윤)길현이와 대화도 나눠봤는데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원우 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은 등판 상황을 조절해주는 것밖에 없다. 조 감독은 "결국 본인이 자신감을 찾고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 투수진 구상에도 윤길현은 빼놓을 수 없다. 마무리 손승락과 함께 뒷문을 맡아줘야 한다. 조원우 감독은 "윤길현과 손승락이 뒷문을 막아줘야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능성은 모두 열어놓았다. 홍성민이 올시즌 후 경찰청 입대가 유력한 가운데,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이 있으면 불펜진 조합과 선발진 경쟁구도가 새롭게 짜여질 수 있다.
그러나 윤길현이 남은 시즌과 내년, 내후년을 위해서라도 자신감을 회복해 불펜진 한 자리를 맡아주는 것이 롯데 입장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