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제대한 박준혁, 2G 연속 2루타로 존재감
"자신감 상승, 수비-주루까지 더 보여줄 것"
한화 외야에 샛별이 떴다. 지난 2년산 경찰야구단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4년차 중고 신인 외야수 박준혁(25)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4일 잠실 LG전에서 대타로 나와 데뷔 첫 안타를 2타점 역전 결승 2루타로 장식하더니 27일 대전 두산전에서도 두 타석 모두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8회 대타로 나온 박준혁은 이용찬을 상대로 중견수 방면에 떨어지는 2루타로 포문을 열더니 김태균의 중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추격의 득점을 올렸다. 5-8로 뒤진 9회 2사 만루 찬스에선 홍상삼과 7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대역전에 디딤돌을 놓았다. 특히 볼카운트 2-2에 홍상삼의 5구째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을 참아낸 선구안이 인상적이었다.
올 시즌 경찰 소속으로 2군 퓨처스리그에서 75경기 타율 3할4푼3리 73안타 3홈런 44타점 10도루 38볼넷 49삼진으로 활약한 박준혁은 전역 후 지난 20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이제 3경기 나섰을 뿐이지만, 3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으로 밀도 있는 성적을 내고 있다. 이제 만 25세, '군필 외야수'란 점에서 앞으로 한화 외야 미래가 되어야 할 샛별이다.
박준혁은 이날 9회 밀어내기 볼넷 상황에 대해 "편했다. 뒤에 김태균 선배님도 계시고, 출루만 하자는 생각으로 했는데 운이 좋았다"며 덤덤하게 말한 뒤 "데뷔 첫 안타가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 그날 이후로 시야가 트였다. 첫 안타가 목표였는데 여유가 생겼다"고 데뷔 첫 안타가 터닝포인트가 됐음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군복무도 마쳤고, 이제 피해갈 곳도 없다. 오로지 야구만 해야 하고, 야구를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커졌다. 2년간 경찰청에서 웨이트를 열심히 해서 몸집도 키웠다. 감독·코치님들이 잘 가르쳐주셔서 기술적인 것과 함께 정신적으로 절실함이 많이 생긴 것 같다"고 군입대 전후로 달라진 점을 밝혔다.
박준혁은 이제 타격뿐만 아니라 외야 수비와 주루까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는 "대학교 때는 중견수도 봤다. 발이 은근히 빠르다. 지금은 코너 외야수로만 나서고 있지만 앞으로는 중견수까지 나갈 수 있도록 보완하고 싶다"며 "햄스트링을 다친 뒤 많이 뛰지 않았는데 주루도 자신 있다. 적극적으로 달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숨겨놓은 포부를 드러냈다. 188cm 91kg 거구이지만 대학 시절부터 스피드를 인정받았다.
박준혁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선수다. 얼마나 많은 훈련을 했으면 오른손에는 굳은살이 터질 정도. 그의 오른 손바닥은 스펀지를 덧댄 테이핑으로 둘둘 감겨있다. 통증을 조금이라도 없애기 위함이다. "굳은살이 한 번 까진 이후로 계속 이렇더라.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운동하는데 손이 약해서 그런 것 같다"는 게 박준혁의 말이지만, 누가 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흘린 피와 땀, 노력의 흔적이다.
박준혁은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매 순간 더 많은 것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화 외야에 주목해야 할 샛별로 뜬 박준혁의 앞날에 시선이 모이기 시작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