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의 아이콘. 차우찬(삼성)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다. 2006년 데뷔 후 수 년간 만년 기대주에 머물렀으나 2010년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와 승률왕에 오르며 성공의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선발, 중간, 마무리 등 다양한 보직을 소화 가능하다. 팀이 필요할때마다 마운드에 올라 그 기대에 보답했다. 어느덧 프로 11년차가 된 차우찬. 올 시즌이 끝난 뒤 생애 첫 FA 자격을 얻게 된다. 현재 분위기라면 이른바 대박을 기대해도 좋을 듯. 차우찬은 "내가 해야 할 부분에 최선을 다하고 (여러가지 가능성에 대해) 문을 열어 두고 있으니 그 가운데 가장 좋은 선택을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차우찬과의 일문일답.
-올 시즌도 이제 끝이 보인다. 돌이켜 보면 어떠한가.
▲전체적으로 많이 아쉽다. 팀 성적도 그렇고 부상 공백이 길어 아쉽다. 다쳤을때 나 스스로 관리를 제대로 못했다.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 많다.
-야구에 만약이란 건 없지만 부상만 없었다면 데뷔 첫 15승 달성도 가능했을 것 같다.
▲스프링 캠프 때 컨디션과 구위 모두 좋았다. 부상이 문제였다. 3개월 정도 훈련을 제대로 못했다. 후반기 성적은 만족스럽지만 전반기가 많이 아쉽다. 만약이란 건 없지만 부상을 당하지 않았더라면 15승 이상 바라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남은 경기 준비 잘 하고 마무리 잘 하는 게 중요하다. 내년에 다시 한 번 도전하겠다.
-7월 7일 LG전(2⅓이닝 7피안타(2피홈런) 5사사구 1탈삼진 9실점)이 전환점이 됐다고 했는데.
▲다시 한 번 정신이 번쩍 드는 계기라고 할까. 프로 11년찬데 정말 말도 안 되는 경기를 했다. 결과를 떠나 내용이 너무 안좋았다. 그런 경기는 두 번 다시 하면 안된다. 한 번 겪고 나니 반성을 많이 하게 됐다.
-후반기 상승 비결이 궁금하다.
▲전반기에 많이 안좋았지만 꾸준하게 훈련하면 언젠가는 좋아질 것이라 믿었다. 김태한 투수 코치님과 김현욱 컨디셔닝 코치님께서도 '6~7월까지 열심히 하면 다 잘 될테니 걱정하지 마라'고 자주 격려해주셨다. 나 역시 긍정적인 생각만 하면서 열심히 한 덕분에 컨디션도 좋아지고 결과가 잘 나오다보니 자연스레 자신감이 생겼다. 후반기 들어 좋은 흐름이 계속 이어지다보니 잘 되는 것 같다.
-작년보다 볼넷(74→59개), 피홈런(28→15개) 모두 줄어 들었다.
▲피홈런과 볼넷 뿐만 아니라 삼진도 줄어 들었다. (웃음) 작년에는 힘으로 많이 밀어부쳤는데 올 시즌 변화구 구사 비율을 높이고 정면 승부할때는 하고 주자가 있을때 유인구로 승부했다. 상대 타자들에게 생각이 많아 지게끔 했다고 할까. 그러다 보니 확실히 피홈런과 볼넷은 줄었다.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의 이닝 소화 능력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았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투구수가 120개 안팎이면 완투를 해야 하는데 7이닝 밖에 못 던지니 아쉽다. 나 스스로는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다.
-최근 들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솔직히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나에 대해 좋은 이야기가 나오고 관심있다는 건 기분좋은 일이지만 내가 해야 할 부분에 최선을 다하고 (여러가지 가능성에 대해) 문을 열어 두고 있으니 그 가운데 가장 좋은 선택을 하겠다.
-지난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과 비교하면 어떠한가.
▲나는 올 시즌이 더 만족스럽다. 경기 운영 면에서도 좋아졌고 이닝 소화 능력도 작년보다 나아졌다. 전체적으로 올 시즌이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나 스스로 선발 투수로서 한 단계 더 올라선 것 같아 만족스럽다.
-이른바 '계산이 서는 투수'라고 표현하는데 선발 투수로서 기분좋을 것 같다.
▲당연히 기분좋은 이야기다. 욕심이지만 항상 더 잘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다.
-데뷔 후 많은 선배들과 함께 뛰었는데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선배가 있다면.
▲삼성에 입단한 건 내겐 정말 행운이었다. 최고의 선배들과 함께 하면서 정말 행복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배는 당연히 정현욱 선배님이다. 많이 챙겨주셨고 본보기가 많이 됐다. 그리고 야구 선배로서 롤모델은 (윤)성환이형이다. 정말 독할 만큼이나 열심히 하신다. 항상 최대치로 하니까 지금 같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베테랑 선수지만 야구장에서 만큼은 누구보다 더 열심히 한다. 선배들을 보면서 많은 걸 느끼고 더 배우고 싶다.
-후배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하던데.
▲이제 후배들도 많이 늘어났는데 내가 후배들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건네는 것보다 나 스스로 열심히 하면서 후배들이 뭔가 느꼈으면 좋겠다. 나 역시 그랬다. 스스로 보고 느끼는 게 가장 빠르다. 열심히 했던 선배들 다 잘 됐으니 열심히 하면 잘 된다고 믿는다. /삼성 담당 기자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