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고영표-심재민-김재윤 등 릴레이 호투
막판 붕괴… 9월 불펜 ERA 7.44로 최하위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막판 스퍼트를 하고 있는 kt 위즈에 제동이 걸렸다. 시즌 막판 들어 부진한 불펜진이 아쉽다.
kt는 지난 시즌부터 불펜진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조범현 kt 감독 역시 “불펜 정립”을 강조했다. 선수층이 얇아 젊은 투수들이 그 중심을 잡았다. 대졸 신인 조무근이 43경기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했고 장시환이 47경기서 평균자책점 3.98. 김재윤도 42경기서 평균자책점 4.23으로 선전했다. 그 외 심재민, 고영표, 김재윤, 홍성용 등이 조금씩 자리를 잡았다.
올 시즌도 별다른 전력 보강 없이 비슷하게 출발했다. ‘중간급’ 선수들이 부족한 가운데 젊은 투수들이 고군분투했다. 수확도 있었다. 시즌 초 고영표가 새 필승맨으로 떠올랐다. 1군 진입 첫해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자원이었다. 지난해 십자인대 파열에서 빠르게 돌아온 장시환도 4월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들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불펜의 힘으로 버텼다.
5월부터 고영표가 다소 부진했으나 이번에는 좌완 심재민이 전천후로 활약했다. 특히 6월 14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0.66(13⅔이닝 1자책점)으로 분전했다. 김재윤도 전반기 32경기에서 4승 1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하며 새 마무리 투수로 떠올랐다. 후반기 들어 팀 성적이 떨어졌지만 불펜 성장은 kt의 큰 수확 중 하나였다. 그러나 시즌이 막판으로 갈수록 불펜의 힘이 부족하다.
kt는 이미 최하위가 확정됐지만 매 경기 승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9월 들어선 외국인 투수들의 호투, 주권, 정대현 등의 반등으로 선발진이 살아났다. 9월 21경기에선 평균자책점 5.11로 이 기간 리그 5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불펜의 힘이 떨어졌다. 9월 들어 평균자책점 7.44로 리그 최하위다. 시즌 초 활약했던 투수들의 평균자책점도 점차 치솟았다. 확실한 필승 카드가 없는 상황.
최근 2경기에서도 그랬다. kt는 지난 25일 수원 KIA전에서 접전 끝에 8-7 승리를 거뒀다. 승리했지만 불펜 투수들의 부진이 아쉬웠다. kt는 선발 정대현의 5이닝 2실점 호투와 타선 활약으로 일찌감치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이어 등판한 고영표(0이닝 1실점)-배우열(1⅔이닝 2실점) 등이 나란히 실점했다. 마무리로 등판한 김재윤도 세이브를 기록했으나 1이닝 2실점.
27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선발 조쉬 로위는 5이닝 2실점으로 비교적 제 몫을 해줬다. 승리 요건을 갖추고 내려갔다. 하지만 홍성용, 엄상백, 이창재 등 불펜 투수들이 나란히 부진했다. 이후 심재민-배우열-고영표-김재윤까지 거의 불펜을 총동원했다. 그러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7-9 역전패를 당했다. 젊은 선수들이 대부분인 kt 불펜진이 풀 시즌을 이겨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