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꽂히는 '훅'을 버리고 '힐링'을 택했다.
걸그룹 에이핑크가 오랜 공백에 대한 기다림과 아쉬움을 힐링으로 채웠다. 1년 2개월 만에 완전체로 컴백하면서 유행 타는 후크송보다는 '좋은 음악'에 집중했다. 멜로디가 예쁘고, 가사의 흐름이 있고, '좋은' 느낌을 주는 음악들이다.
에이핑크가 지난 26일 정규3집 '핑크 레볼루션'을 발표하고 컴백했다. 데뷔 이후 줄곧 청순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대표 청순 걸그룹으로 불려온 만큼 이번에도 컴백에 앞서 어떤 콘셉트로 청순을 변화시켰을 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물론 콘셉트에 대한 노선을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에이핑크의 방식대로 적절하게 변주했고, 더 성장한 느낌으로 또 꽉 찬 음악으로 팬들의 기다림에 보답했다.
'핑크 레볼루션'은 에이핑크의 성장과 변화를 담은 음반이다. 1년 2개월 동안 완전체 국내 활동 이외에 정은지의 솔로음반이나 연기 등 개인 활동과 해외 공략에 집중해온 에이핑크. 이 과정을 거치면서 변화하고 성장한, 데뷔 6년차가 된 에이핑크의 더 내실 있는 음악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작정하고 변신을 주도한 것은 아니지만, 음악적으로 변화를 꾀하기 위한 고민을 거듭해서 나온 결과물이다.
그 결과물이 '힐링'이라 더 따뜻하다. 타이틀곡 '내가 설렐 수 있게'로 단순한, 귀에 쏙쏙 박히는 후크송을 빼고 이번에는 예쁜 멜로디의 흐름 있는 음악으로 팬들 곁에 섰다. 기존의 곡들보다 파급력이 약하거나 한 번에 귀에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오래 곁에 두고 듣고 싶은 음악들이다. 잔잔하고 따뜻하면서 또 그 속에 에이핑크의 이미지와 이들이 팬들에게 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까지 담아낸 곡이라 더 예쁘다.
"더 많은 성장과 변화를 담으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하는 에이핑크는 특히 "이번에는 음악적으로 성숙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후크송의 느낌보다는 전체적으로 멜로디가 예쁜 음악을 하고 싶었다"며 "예전에는 귀에 쏙쏙 박히는 음악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는 음악 자체가 좋은 음악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멤버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이들이 하고 싶었던, 팬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음악을 담아낸 셈이다.
타이틀곡 이외에도 이번 음반은 음악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한 곡들로 채웠다. 히트곡메이커 블랙아이드필승과의 첫 번째 호흡, 발라드, 웨스턴 팝, 그리고 모던 록이 가미된 팝까지 장르를 다양화했다. 멤버 박초롱은 작사에도 참여하면서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에이핑크는 그동안 청순 콘셉트를 기반으로 다양한 변주를 거치면서 입지를 다져왔다. 이번 음악은 기존의 변주와는 또 다른 시도라 더 반갑고, 에이핑크라 할 수 있는 도전이기에 성과가 더 주목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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