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주는 여자', 칠순 윤여정의 '죽여주는' 파격 도전 [종합]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6.09.26 19: 07

윤여정이 영화 '죽여주는 여자'를 통해 다시 한 번 연기 변신에 나섰다. 더 이상 도전할 것이 없을 것만 같았던 연륜있는 배우의 또 다른 도전은 빛났고, 그야말로 '죽여줬다'. 
영화 '죽여주는 여자'는 종로 일대를 떠돌며 성매매를 하는 일명 '박카스 할머니'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65세의 박카스 할머니 소영으로 분한 윤여정이 주연을 맡았다. 
이번 작품은 '두근두근 내 인생'과 '여배우들'으로 잘 알려진 이재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26일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죽여주는 여자'라는 다소 강렬한 제목을 택한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윤여정 선생님하고 통화할 때 '이 여자는 이런 여자다'라고 설명하다가 문득 떠오른 제목이다"라며 "가벼운 제목처럼 느껴져서 걱정했는데 두 가지 의미를 포괄할 수 있어서 가제로 썼는데 결국 정식 제목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죽여주는 여자'는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 제목과 달리, 노인의 성매매와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작품이다. 이에 이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기 전부터 너무 힘들었던 것은 '내가 감히 다룰 주제인가'였다. 그래도 끝까지 다룰 수 있었던 것은 지금이라도 노인 문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수면 위로 올라왔으면 좋겠고 공론화가 돼서 백세시대가 과연 축복인지 재앙인지 생각해 볼 시간인 것 같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윤여정은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파격적인 연기에 도전하게 됐다. 그는 이 작품을 선택한 계기에 대해 "나는 간단한 사람이라 이재용 감독하고 오래 알았고, 몇 편을 같이 한 적이 있어서 시나리오를 보냈길래 '해야 되나보다' 하고 별 고민 없이 시작했다. 하다가 후회했지만"이라고 명쾌하게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박카스 할머니'라는 캐릭터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아무리 연륜있는 배우라도 결코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터. 윤여정은 "여러분이 상상하셔도 얼마나 힘들었을지 아실 수 있을 것"이라며 "이걸 찍으면서 배우가 극한 직업이라고 생각을 할 정도로 나중에는 우울해지고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재용 감독이 워낙 디테일에 강한 분이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힘들다. 성매매 장면을 찍을 때, 물론 제가 그런 일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하는 지도 모르고 대본에 쓰여진 대로 했더니 그걸 지적하더라. 당할 때는 목을 졸라 죽이고 싶었다. 그런데 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윤여정은 "이 영화의 주제가 노인 빈곤의 문제이지 않냐. 노인들이 일을 안 하고도 국가의 보조를 받아 살 수 있으면 바램이 있다. 그러한 얘기의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죽여주는 여자'는 오는 10월 6일 개봉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