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9,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위협구에 홈런으로 응수했다.
강정호는 2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워싱턴과의 경기에 팀의 4번타자(3루수)로 선발 출장해 투런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2할6푼6리로 상승했다.
홈런이 터진 것은 7회말. 5-5로 맞서고 있던 2사 1루에 나온 강정호는 볼카운트 3B에서 코다 글로버의 싱커(96.5마일)를 기다렸다는 듯 받아쳐 좌측 펜스를 넘겼다. 아시아 내야수로는 최초로 한 시즌 20홈런 고지에 오르는 홈런인 동시에 팀에 리드를 안기는 한 방이었다.
복수의 의미도 있었다.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강정호의 머리 위로 빠른 공이 날아왔고, 이는 벤치클리어링으로 번졌다. 심판은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해 공을 던진 투수 A.J. 콜은 퇴장당했고, 이후 강정호는 경기가 끝나기 전에 대형 투런홈런으로 멋진 복수를 해줬다.
또한 이날 이전까지 96경기에서 56타점을 올리고 있던 그는 3타점을 추가해 시즌 59타점이 됐다. 126경기에 출전했던 지난해 58타점으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올해는 100경기도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기록을 뛰어넘었다.
이로써 강정호는 홈런과 타점 모두 루키 시즌이었던 지난해 기록을 넘어섰다. 20개가 된 홈런은 이미 1년 전의 15개를 넘은지 오래고, 아시아 내야수 최초의 20홈런 기록까지 만들며 이제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 기록인 23홈런(2010, 2015 추신수)에 도전한다. 장타력이 전체적으로 향상된 모습이다.
타율은 2할8푼7리인 지난해에 비해 조금 떨어져 있지만, 볼넷이 늘어나 오히려 출루율은 올라갔다. 지난해 28볼넷/99삼진으로 볼넷/삼진 비율이 좋지 않았던 그는 올해 더 적은 출장 수에도 35볼넷을 얻어냈다. 반면 삼진은 71개로 지난해보다 조금 줄어든 페이스다. 여러모로 좀 더 까다로운 타자가 된 동시에 투수들을 두려움에 빠지게 만드는 타자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한편 강정호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피츠버그는 7-10으로 패했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3위 피츠버그는 77승 78패가 되면서 와일드카드에서 더욱 멀어졌다. 이미 동부지구 우승을 확정지은 워싱턴은 2연승으로 91승 64패가 됐다. /nick@osen.co.kr
[사진] 피츠버그=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