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장호의 재발견, 시즌 막판 롯데의 수확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9.25 07: 50

롯데 자이언츠의 가을 야구는 점점 멀어져가는 상황이지만, 뒤늦게 수확거리를 찾은 보람이 있다. 사이드암 투수 배장호(29)의 재발견이다.
배장호는 올시즌 초중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옆구리 투수 자원 중에 홍성민이 부상으로 시즌 중반 합류한 상황에서, 롯데는 정대현과 김성배(현 두산)에 먼저 기회를 줬다. 이후 홍성민이 복귀했지만 정대현은 부진했고, 김성배도 트레이드로 팀을 나간 상황에서도 배장호는 기회를 잡지 못했다. 5월과 6월, 각각 1경기씩 던진 것이 전부. 주로 퓨처스리그에 머물렀다. 퓨처스리그에서는 29경기(42⅔이닝) 4승1패 3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16의 성적을 남겼다. 
본격적으로 중용되기 시작한 것은 8월 말부터다. 홍성민이 타구에 손날을 맞는 부상을 당한 뒤 다시 콜업되어 1군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승패와 무관한 가비지 이닝에 등판해 이닝을 소화하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갈수록 마운드 위에서 안정감을 갖추더니 지금은 추격조의 역할까지 승격됐다. 1~2이닝 정도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배장호는 9월 들어서 9경기 10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 중이다. 지난 24일 마산 NC전 1-3으로 뒤진 6회말부터 등판해 2이닝을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무사히 틀어막았다. 점수 차를 유지해야 하는 역할을 무사히 수행했다. 
급하게 승부에 집착하지 않고, 요령으로 타자들과의 승부를 즐기는 모습이 달라진 요인이라는 평가다. 최효석 부산 MBC 해설위원은 "배장호가 원래 타자들과 승부를 피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최근 좋은 경기들을 보면 적극적으로 승부하기도 하지만, 타자들을 유인하는 느린 공이 좋아지면서 완급조절이 좋아졌다"며 호투의 비결을 분석했다.
롯데에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긴 하다. 그렇다고 롯데는 무작정 버려야 할 것만 찾아서는 안된다. 얻을 수 있는 것들은 확실하게 챙겨야 한다. 롯데는 젊은 투수들의 성장 뿐만아니라, 배장호라는 투수 자원의 달라진 모습을 확인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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