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박성현(23, 넵스)과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루키인 김지영(20, 올포유)이 리턴매치를 갖게 됐다. 지난 4월 삼천리 투게더 오픈에서 연장 승부를 펼친 둘이 미래에셋대우 클래식 최종라운드에서 또 맞붙는다.
박성현과 김지영은 24일 강원도 춘천에 있는 엘리시안 강촌 컨트리클럽(파72, 6,527야드)에서 열린 제 7회 ‘미래에셋대우 클래식’(총상금 6억 원, 우승상금 1억 2,000만 원) 2라운드를 9언더파 공동 선두로 마쳤다.
1라운드를 양수진과 더불어 공동 선두로 마쳤던 김지영은 2라운드에서 2타를 더 줄여 리더보드 맨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10번홀에서 출발한 김지영은 전반 나인에서는 버디 2개, 보기 3개로 흐름이 좋지 않았다. 경기는 후반 나인 중에서도 6번째 홀 이후에 가서야 풀렸다. 막바지에 버디 3개를 추가하며 전반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고 2타를 줄였다.
후반에 가서 경기가 잘 풀린 이유에 대해 김지영은 “샷 감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후반으로 가면서 샷이 좋아지고 흐름도 되찾았다”는 게 김지영의 말이다.
올 시즌 ‘루키 김지영’ 하면 떠오르는 게 연장 패배다. 한 번은 지난 4월의 삼천리 투게더 오픈이고 또 한번은 지난 11일 인천 영종도에서 열린 이수그룹 KLPGA 챔피언십이다.
삼천리 투게더에서는 박성현에 무릎을 꿇었고, 이수그룹 KLPGA 챔피언십에서는 배선우(22, 삼천리)에게 일격을 당했다. 김지영에게 연장전은 쓰라린 기억이다.
그러나 김지영은 연장전 경험을 나쁘게 치부하지 않았다. “첫 번째 연장 보다는 두 번째 연장이 더 나았다”고 생각했다. 아픔은 있었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모습에서 희망을 찾고 있었다. 김지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연장에 들어가면 이기려는 생각이 강하게 들곤 했다. 하지만 처음 보다 두 번째 연장전에서 더 좋은 플레이를 했다. 생각도 정리되고 나름 여유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에게는 천금 같은 기회가 또 찾아온 건 분명하지만 정상까지 가는 길이 장밋빛 일색은 아니다. 삼천리 투게더 오픈에서 패배를 안겼던 박성현이 또 곁에 서 있기 때문이다.
박성현은 프랑스에서 열린 LPGA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 이후 곧바로 이번 대회에 뛰어 들었지만 피곤한 기색도 없이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더욱 강해지는 면모를 보였다. 박성현은 이날 버디 7개, 보기 2개로 5타를 줄였다. 파5 15번홀에서는 드라이버 샷이 카트 도로 옆, 언덕으로 떨어지는 난관을 만났지만 차분하게 파로 마무리 하는 위기 관리 능력을 보였다.
위기에서 벗어난 박성현은 기세를 몰아 16, 17번홀 연속 버디로 9언더파 공동 선두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박성현은 “15번 홀 내리막 퍼팅에서 성공한 게 좋았다. 오늘 안에 경기를 마쳐야 된다는 생각에 뛰어 다니며 경기를 했더니 다리가 풀려 15번홀 드라이버샷을 미스했다. 다행히 파로 마무리 해 다음 홀에서 연속 버디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같은 조에서 경기 하게 될 김지영에 대해서는 “삼천리 투게더 대회 때 함께 했던 선수라 잘 기억하고 있다. 루키임에도 불구하고 잘 치고 있는 선수라 내일 긴장하면서 플레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스폰서사 주최 대회에 참가한 김세영(23, 미래에셋)은 이날 5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렀다. 중간합계 6언더파를 만든 김세영은 공동 7위로 우승권을 넘보게 됐다.
이날 2라운드는 오전 짙은 안개로 티오프가 예정 시간보다 1시간 가량 늦게 시작 돼 일부 선수들은 라운드를 다 돌지 못했다. 잔여 경기는 25일 오전, 최종 라운드에 앞서 열린다. /100c@osen.co.kr
[사진] 박성현과 김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