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의 간절함이 수원 삼성의 마지막 희망을 꺾었다.
인천은 24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 홈경기서 조나탄과 염기훈에게 연속골을 내줬지만 김용환과 진성욱의 연속골을 앞세워 수원과 2-2로 비겼다.
인천은 이날 승리로 감독 교체 이후 4경기(2승 2무) 무패가도를 이어갔다. 반면 수원은 승점 37에 그치며 정규리그 최종전을 남겨두고 상위 스플릿 진출이 좌절됐다.
11위 인천은 간절했다. 김도훈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뒤 이기형 감독대행 체제 이후 3경기(2승 1무) 연속 무패를 달린 인천이 이날 승리하면 꼴찌 수원FC와 격차를 벌리면서 10위 포항 스틸러스를 바짝 추격할 수 있었다.
수원도 물러설 곳이 없었다. 9위에 머물러 있는 수원은 정규리그 남은 2경기서 전승한 뒤 6위 상주 상무를 비롯한 성남FC(7위), 광주FC(8위)의 결과에 실낱 같은 상위 스플릿 진출 희망을 걸어야 했다.
이기형 인천 감독대행은 "아직 강등권을 벗어나지 못해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었다"면서 "남의 처지를 봐줄 때가 아니다. 최선을 다해 승부를 내겠다"라고 승점 3을 조준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도 "선수들에게 '약팀이 강팀을 잡는 게 축구다. 안일하면 큰 코 다친다. 정신력을 가다듬고, 각자의 위치에서 팀을 위해 희생하라'고 주문했다"고 강조했다.
스리백과 스리백의 충돌이었다. 수원은 기존 스리백을 꺼내들었다. 곽광선 민상기 구자룡이 뒷마당을 지키고, 좌우 윙백인 홍철과 신세계가 적극적으로 오버래핑했다.
인천은 포백에서 다시 스리백으로 전환했다. 수원의 스리백에 대처하기 위한 전술 변화였다. 핵심 수비수 요니치와 이윤표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지만 조병국을 중심으로 김대중과 배승진이 스리백을 구축했다. 상주 상무에서 전역한 최종환과 권완규가 좌우 윙백으로 나섰다.
인천이 경기 초반 연이어 기회를 창출했다. 슈퍼 조커 송시우가 모처럼 만에 선발 출전해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를 잡았지만 회심의 슈팅은 번번이 골문을 외면했다.
선제골은 수원의 몫이었다. 징계에서 돌아온 조나탄이 해결사였다. 후반 19분 인천의 박세직이 자기 진영에서 이종성에게 볼을 빼앗기는 실수를 범한 게 화근이었다. 이종성의 패스를 받은 조나탄의 슈팅이 조병국과 배승진의 몸에 연달아 맞고 굴절되며 인천의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은 후반 35분 승부를 결정짓는 듯했다. 조나탄이 상을 차리자 부상에서 돌아와 교체 투입된 염기훈이 떠먹었다. 조나탄이 수비수와 골키퍼를 제치고 패스를 내줬고 염기훈이 왼발로 밀어넣었다.
인천의 발동은 아주 뒤늦게 걸렸다. 시작은 후반 41분이었다. 문전 혼전 상황서 김용환이 귀중한 만회골을 기록했다. 끝이 아니었다. 추가시간 5분 중 3분께 진성욱이 극적인 동점골의 주인공이 됐다. 수원의 상위스플릿 진출 희망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dolyng@osen.co.kr
[사진] 인천=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