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이승엽-박용택, 전설들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9.24 05: 56

KBO 리그가 더 치열한 경쟁의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 무대에서 10년, 15년, 20년 넘게 자리를 지킨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존중할 필요가 있다. 후배들 못지않은 활약까지 펼친다면 이는 존경으로 바뀌고, 한 팀을 위해 경력을 바쳤다면 사랑까지 얻는다. 이승엽(40·삼성)과 박용택(37·LG)가 그런 선수들이다.
이승엽과 박용택은 올 시즌 나이가 무색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한·일 통산 600홈런의 대업을 세운 이승엽은 23일까지 132경기에서 타율 3할, 25홈런, 112타점을 기록했다. 112타점은 한창 절정의 기량을 뽐내던 2003년 144타점 이후 최고 기록이다. KBO 리그 복귀 후 4년 동안 이승엽의 평균은 23홈런-86타점이었다.
박용택은 박용택이 잘할 수 있는 지점에서 분전 중이다. 박용택은 130경기에서 타율 3할5푼3리, 11홈런, 87타점, 170안타를 기록했다. 2002년 프로에 데뷔한 박용택이 3할5푼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것은 타격왕을 차지했던 2009년(.372) 이후 역시 처음이다. 이대로 시즌을 마무리한다면 2009년 이후 최고 시즌이 확실시된다.

두 선수는 이제 KBO 리그의 전설적인 존재로 거듭나고 있다. 이미 그 자체가 ‘전설’인 이승엽의 누적 기록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일본 무대에서 오랜 기간 뛰어 공백기가 큼에도 불구하고 이미 홈런(441홈런)에서 역대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승엽은 올 시즌 타점(1405타점)에서도 팀 선배 양준혁(1389타점)을 넘어섰다.
만 30세 이상의 선수들이 이 기록을 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만 30세 이하 선수 중 홈런-타점 1위는 최정(SK·29)의 224홈런-793타점이다. 역시 커 보이는 격차다.
이승엽의 내년은 더 화려할 전망이다. 득점·총루타·2루타 신기록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 부문은 모두 양준혁(1299득점·3879루타·458 2루타)이 가지고 있다. 이승엽(1285득점·3817루타·433 2루타)이 내년 시즌을 부상 없이 완주할 경우 모두 경신이 가능한 기록이다. 역시 이를 추격할 만한 후보가 마땅치 않다. 전설이 전설다운 순위로 가고 있는 것이다.
박용택은 안타 부문에서 빛난다. 박용택은 현재 2044안타를 기록, 단일팀 최다 안타 기록을 가지고 있다. 오직 LG에만 바친 안타라 더 빛이 난다. 또한 올 시즌 내 홍성흔(두산·2046안타)이 가지고 있는 현역 선수 최다안타 기록도 추월할 가능성이 있다. 나이와 팀 내 입지를 고려하면 시간이 문제지 언젠가는 추월할 가능성이 크다.
양준혁이 가지고 있는 통산 최다 안타(2318안타)에도 도전할 수 있는 선수가 바로 박용택이다. 2018년에는 도전이 가능해 보인다. 정성훈(LG)이 2014안타, 박한이(삼성)가 2010안타를 기록하고 있어 달리는 길이 심심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미 3000루타를 넘어선 박용택은 이승엽의 총루타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이기도 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이승엽(왼쪽)-박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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