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출신 스타들을 넘어야 결승전이 보인다.
서울 삼성이 특급미션을 받았다.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2016 머라이언컵에 출전한 삼성은 24일 오후 7시 30분(한국시간) 중국프로리그(CBA)의 강호 상하이 샤크스와 4강 토너먼트 대결을 펼친다. 여기서 이긴 승자는 25일 마이티 스포츠(필리핀) 대 싱가포르 슬링거스의 승자와 결승에서 만난다.
관건은 외국선수 대결이다. 상하이는 NBA출신 외국선수를 두 명이나 보유하고 있다. 2016년 NBA 드래프트 1라운드 16순위로 보스턴 셀틱스에 지명된 구션 야부셀리(21, 프랑스)와 미국대학농구 '전설의 슈터' 지머 프레뎃(28, 미국)이 그들이다.
야부셀리는 보스턴의 지명을 받았지만, 당장 계약에는 실패했다. 유럽리그서 더 경험을 쌓고 NBA로 넘어오라는 의미다. 그는 유럽리그와 계약직전까지 갔다가 중국리그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받고 상하이 유니폼을 입게 됐다. 상하이가 그에게 지급하는 연봉은 무려 200만 달러(약 22억 원)다. 프레뎃 역시 100만 달러(약 11억 원)의 연봉을 받는 귀하신 몸이다.
CBA는 샐러리캡 제도가 없기 때문에 외국선수에게 무제한 투자를 할 수 있다. 상하이의 구단주는 바로 중국농구의 전설 '만리장성' 야오밍이다. CBA는 대부분 NBA출신으로 외국선수를 채우고 있다.
반면 KBL은 외국선수의 연봉이 정해져 있다. 삼성은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마이클 크레익의 연봉을 합쳐 50만 달러(약 5억 5천만 원)를 지급한다. 상하이 외국선수들의 몸값이 삼성의 6배인 셈이다.
이상민 감독은 “이 선수들이 어쩌다 중국리그까지 들어가게 됐는지 모르겠다. NBA에서 뛰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 몸값의 6배다. 4강전은 '쩐의 전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3cm의 신장에 118kg으로 탄탄한 몸을 가진 야부셀리는 마치 탱크 같았다. 불도저처럼 밀고 들어가 골밑슛을 우겨 넣었다. 점프력도 엄청나 공중에서 리바운드를 싹쓸이했다. 프레뎃은 매우 정확한 장거리 3점슛이 특기다. 두 선수가 동시에 터진다면 삼성도 감당하기 버겁다.
그렇다고 몸값의 차이가 실력과 꼭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이상민 감독은 “몸이라면 라틀리프가 더 좋다”면서 은근히 자신감을 내비쳤다. 라틀리프 역시 “상대가 누구든 개의치 않는다. 대학생 때는 나도 프레뎃의 팬이었다. 슛을 던지면 다 들어갔다. 하지만 적으로 만난 지금은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전의를 불태웠다.
상하이는 '221cm 인간장대' 장자오슈 등 중국선수들의 신장도 매우 크다. 그나마 작은 가드진이 190cm일 정도. 결국 높이에서 뒤진 삼성은 외곽슛이 터져줘야 승부를 낼 수 있다. 문태영, 임동섭 등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울러 김태술과 주희정이 프레뎃을 상대로 공수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삼성이 NBA출신들을 상대로 ‘농구는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간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지머 프레뎃(32번) / 싱가포르=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