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듀엣’ 손승연X성경모가 증명한 음악의 가치
OSEN 라효진 기자
발행 2016.09.24 06: 50

음악은 부러 찾지 않더라도 항시 우리의 일상을 떠돈다. 그래서 흘려 듣기 쉽고, 그 귀함을 모른 채로 지내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듀엣가요제’는 음악이 지닌 힘과 가치를 멋진 무대를 통해 증명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MBC ‘듀엣가요제’는 보고 듣는 이들의 의사를 십분 반영한 새 규칙을 들고 나타났다. 매주 가수들과 일반인 참가자가 펼치는 화려한 무대를 한 차례만 보기 아깝다는 시청자들의 원성 아닌 원성이 있었고, 1위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출연진의 대결은 2라운드로 늘어나게 됐다.
‘듀엣가요제’에 가수들과 함께한 일반인 실력자들은 각자의 사연을 품고 무대 위에 올라 왔다. 소심한 성격 때문에 출중한 노래 솜씨를 십분 발휘하지 못 해왔던 이도 있었고, 심한 왕따를 당하는 바람에 아예 사람을 피하게 된 이도 있었다. 어떤 이는 오랫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했었고, 또 누군가는 가난이나 가정 불화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었었다.

‘듀엣가요제’의 무대는 이들에게 극복의 자리였다. 자신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무기로 고통을 이기고, 스스로를 치유했다. 때문에 참가자들의 진심 어린 스테이지는 보는 이들에게 음악의 힘, 그리고 그 이상의 감동을 선사할 수 있었다.
이날 방송에서 1라운드 1위를 거머쥔 손승연X성경모 팀은 이를 확실히 증명한 무대를 펼쳤다. 현재는 건강을 되찾아가는 중이지만, 성경모는 혈액암이라는 시련을 겪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성경모가 병마와 싸울 때 위로가 됐던 패닉의 ‘달팽이’를 선곡했다.
성경모의 묵직한 보컬과 그 위를 채색하는 손승연의 화려한 음색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담담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듯 애절한 창법은 위기와 홀로 맞섰던 성경모의 고독을 모두에게 전달하기 충분했다. 성경모는 복받치는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마지막 소절에서 마이크를 떨군 채 눈물을 보였다.
 
마지막 무대에 올랐던 이들은 짜릿한 역전으로 1위 왕좌에 앉을 수 있었다. 감동과 전율이 여운으로 남아 패널들은 물론 경쟁자들과 청중까지도 눈시울을 적셨다.
성경모는 ‘달팽이’라는 곡이 자신을 치유해줬다고 고백했다. 들어도 그만, 안 들어도 그만인 것이 음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음악은 이처럼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성경모 뿐만 아니다. 오로지 무대로 이 같은 진리를 증명한 ‘듀엣가요제’의 모든 참가자들에게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듀엣가요제’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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