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우승] 외인 잔혹사 마감, 마지막 퍼즐까지 채웠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6.09.22 21: 55

최근 니퍼트 제외하고 외인 부진에 한숨
니퍼트-보우덴 38승+에반스 23홈런 맹위
외국인 선수 잔혹사마저 끊어냈다. 마지막 퍼즐을 채운 두산의 리그 우승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두산이 마지막 매직 넘버를 없앴다. 두산은 22일 잠실구장에서 kt를 8-1로 일축하고 90승46패1무를 기록, 7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타이틀을 따낸데 이어 이번엔 정규시즌마저 우승, 왕조로 나아가는 기틀을 닦았다. 두산은 전신인 OB시절 1995년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이후 21년 만에 챔피언이 됐다.
그동안 두산은 '화수분'으로 대표되는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뛰어났다. 문제는 외국인 선수들과의 조화. 여전히 외국인 선수들의 비중이 높은 KBO리그에서 두산은 이 수혜를 입지 못하는 팀 중 하나였다. 결국 국내 선수들의 활약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언제나 왕좌에 오르기에는 '한 끗'이 부족했다. 
한국시리즈를 우승한 지난해는 더스틴 니퍼트가 정규시즌 부상으로 팀을 자주 이탈했지만 포스트시즌때 돌아와 괴력을 보였다. 그러나 투수 유네스키 마야와 대체 선수 앤서니 스와잭의 활약은 미미했다. 잭 루츠와 데이빈슨 로메로의 타자들 역시 전력 증강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다. 
2011년부터 함께 해온 니퍼트를 제외하곤 매년 외국인 선수들은 함량 미달이었다. 니퍼트 외에 2012년 마무리 투수로 35세이브를 따냈던 스캇 프록터 말고 기억에 남는 외국인 선수는 없다.
그러나 올시즌, 두산은 그동안 외국인 선수로 골머리를 앓았던 시간들을 보상 받고도 남을 만큼 외국인 선수들이 대활약을 펼쳤다. 니퍼트를 필두로 투수 마이클 보우덴, 타자 닉 에반스가 팀을 이끌었다.
니퍼트는 시즌 초반, 6연승을 달리는 쾌조의 페이스로 시즌을 시작했다 이후 흐트러짐 없이 에이스 역할을 다했고 지난 9월13일 잠실 SK전 7이닝 2실점 역투로 20승 고지까지 밟았다. 또한 18일 kt전 승리를 추가하면서 21승을 기록, 지난 2007년 두산 소속 다니엘 리오스가 기록한 외국인 최다승인 22승 기록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평균자책점 2.92를 마크, 올시즌 유력한 리그 MVP 후보로 떠올랐다.
니퍼트를 보좌한 보우덴도 만만치 않은 내공을 보여줬다. 시즌 초, 빠른공과 스플리터 조합으로 타자들을 제압했다. 이후 슬라이더와 커브 구사 비율을 높여 진화했다. 스태미너와 경기 운영 능력 모두 뛰어났다. 올시즌 28경기 17승7패 평균자책점 3.87의 수준급 성적을 남겼다. 지난 6월30일 잠실 NC전에서는 9이닝 3볼넷 1사구 9탈삼진 무실점으로 노히터 경기까지 펼쳤다. 
니퍼트와 보우덴은 무려 38승을 합작하며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로 군림했다.  
타선의 무게감을 심어줄 외국인 타자 역시 성공작이었다. 첫 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다. 개막 한 달 간 에반스는 '계륵'이었다. 지난 4월23일 한화전을 끝으로 2군으로 내려가기 전까지 타율 1할6푼4리 1홈런 5타점의 성적을 남기는데 그쳤다. 
그러나 5월 1군으로 다시 올라온 에반스는 180도 달라졌다. 공을 쪼갤듯이 방망이를 휘두르면서 외국인 타자의 역할을 다하기 시작했다. 4월 1할대 빈타에 허덕이던 에반스는 5월 타율 3할5푼1리 7홈런 21타점을 기록, 확실하게 반등했고, 이후 김재환, 민병헌, 오재일 등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루츠와 로메로의 아픈 기억을 지워내기에 충분했다. 에반스의 시즌 성적은 111경기 타율 3할2리 23홈런 80타점.
젊고 활기찬 국내 선수 조합은 10개 구단 중 가장 탄탄하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들의 대폭발까지 겹쳤다. 마지막 퍼즐까지 채운 두산은 이제 그 누구도 쉽게 건드릴 수 없는 막강한 팀이 됐다. /jhrae@osen.co.kr
[사진] 더스틴 니퍼트(왼쪽부터)-마이클 보우덴-닉 에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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