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할 줄 아는 빅맨’ 마이클 크레익(25, 삼성)이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상민 감독이 지휘하는 서울 삼성은 22일 싱가포르 OCBC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6 머라이언컵 B조 예선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대표 웨스트포츠 드래곤즈를 99-70으로 대파했다. 1승 1패의 삼성은 조 2위로 4강에 진출했다.
주역은 크레익이었다. 그는 전반전에만 24점을 맹폭격하며 골밑을 평정했다. 그는 118kg에 육박하는 엄청난 덩치에도 불구 유려한 드리블과 패스를 자랑했다. 속공 마무리까지 할 정도로 주력이 좋았다. 마치 농구하는 러닝백 같은 모습이었다.
사연이 있었다. 삼성은 전날 마이티스포츠(필리핀)과 가진 1차전서 87-92로 아쉽게 졌다. 크레익은 실책을 7개나 범했다. 특히 4쿼터 막판 승부처에 욕심을 내다 5반칙으로 퇴장당했다. 야투도 37%에 그쳤다. 3개를 던진 3점슛도 모두 불발이었다. 이상민 감독은 “지도를 해줘도 돌아서면 까먹는다. 자기가 충분히 득점해도 되는 상황인데 지나치게 동료를 봐주는 경향이 있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크레익은 “나는 포인트가드출신이기 때문에 패스에 능하다. 상대 센터 높이가 워낙 높아서 더 쉽게 득점할 수 있는 동료에게 패스를 한 것뿐이다. 그래도 다음 경기에서는 득점력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다음 경기서 크레익은 보란듯이 27득점(9리바운드)을 넣어 이상민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크레익의 신장은 188cm지만 몸무게는 119kg다. 농구선수보다는 풋볼선수나 씨름선수가 어울리는 체형. 더 놀라운 것은 몸의 대부분이 근육이라 더 뺄 살도 없단다. 크레익은 체중을 줄이겠다는 이상민 감독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식사량까지 줄였다. 그래도 지금 몸무게가 117kg다. 크레익과 부딪치면 웬만한 선수는 사망이다.
이상민 감독은 “크레익이 맘먹고 부딪치면 당해낼 선수가 있을지 모르겠다. 예전에 같이 뛰던 맥도웰이 생각난다. 적어도 중박 이상은 될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싱가포르=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