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르도 라틀리프(27, 삼성)의 분전에도 삼성이 첫 승에 실패했다.
이상민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21일 오후 싱가포르 OCBC 아레나에서 개최된 제 10회 머라이언컵 B조 첫 경기에서 마이티 스포츠(필리핀)에게 87-92으로 패했다. 삼성은 22일 말레이시아 드래곤즈를 반드시 이겨야 조 2위로 4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필리핀에는 사실상 4명의 외국선수가 있었다. NBA출신 알 쏜튼과 213cm의 장신센터 하마디 엔자이, SK출신 드웨릭 스펜서, 전 필리핀 국가대표 마커스 다우잇이 그들. 필리핀국적의 다우잇은 국내선수로 분류돼 사실상 네 명의 동시출전이 가능했다. 삼성이 리카르도 라틀리프, 마이클 크레익, 문태영이 동시에 나와도 벅찬 높이였다.
삼성은 김태술, 임동섭, 문태영, 크레익, 라틀리프의 베스트라인업으로 나왔다. 필리핀은 은디예, 쏜튼, 스펜서가 동시에 출전했다. 필리핀 국내선수들이 백코트를 봤지만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주목할 선수는 NBA출신 쏜튼이 아닌 엔자이였다. 그는 213cm의 장신에도 어마어마한 탄력을 자랑했다. 시작부터 덩크슛을 꽂은 그는 엄청난 점프로 정신없이 림을 흔들어댔다. 기동력과 몸싸움에 일가견 있는 라틀리프도 전혀 그를 막지 못할 정도. 이상민 감독은 작전시간을 요청했다.
삼성은 조직력으로 대응했다. 임동섭은 두 개의 3점슛을 터트리며 괜찮은 감각을 보였다. 문태영의 3점슛도 터졌다. 삼성이 28-21로 1쿼터를 앞섰다. 2쿼터에도 삼성은 주희정의 3점슛, 문태영의 골밑슛이 잇따라 터졌다. 삼성이 33-21로 앞서자 이상민 감독의 표정이 밝아졌다.
필리핀은 만만치 않았다. 알 쏜튼은 전반전에만 17득점을 쏟아냈다. 엔자이가 버틴 골밑에서 라틀리프도 득점을 올리기 버거웠다. 라틀리프가 파울을 당해도 파울콜은 좀처럼 울리지 않았다. 삼성은 45-44로 추격을 허용하며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 두 팀은 시소게임을 계속했다. 엔자이와 쏜튼이 득점하면 라틀리프가 우겨넣는 양상이 계속됐다. 삼성은 종료 6분을 남기고 임동섭의 3점슛으로 73-72로 뒤집었다.
NBA급 높이를 갖춘 필리핀에 삼성은 고전했다. 개인기가 좋은 스펜서의 득점까지 터졌다. 삼성은 내외곽 수비가 모두 뚫렸다. 삼성은 종료 4분 14초를 남기고 크레익마저 5반칙 퇴장을 당했다. 경기가 과열되며 문태영의 테크니컬 파울도 지적됐다. 임동섭은 종료 3분 14초를 남기고 3점슛을 넣어 77-77 동점이 됐다.
승부는 마지막까지 알 수 없었다. 종료 1분 22초를 남기고 2점 뒤진 삼성은 전면강압수비로 승부를 걸었다. 하지만 쏜튼이 자유투를 넣으며 승부가 기울었다. 김준일은 종료 1분 4초전 결정적 실책을 범했다.
라틀리프는 23점, 14리바운드로 분전했다. 3점슛 6개(6/10)가 폭발한 임동섭도 22점을 거들었다. 문태영은 21점을 올렸다. 쏜튼은 35점으로 최다득점을 올렸다. 엔자이는 16점, 9리바운드로 골밑을 지배했다. 스펜서도 15점을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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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싱가포르=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