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 라이트] ‘우주의 크리스마스’ 김지수, 동화를 현실로 만든 백점 연기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6.09.22 13: 22

 배우 김지수는 김지수였다.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 속 세 명의 우주 중에서 제일 나이 든 우주이자 모든 아픔을 겪은 우주를 통해 특별한 연기 내공을 드러냈다.
지난 21일 오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우주의 크리스마스’는 38세의 이혼한 성우주(김지수 분)가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부닥친 26세의 성우주(허이재 분)와 19세의 성우주(윤소미 분)을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우주의 크리스마스’는 동화 같은 분위기를 가진 영화다. 이름이 같은 세 명의 우주는 미술에 대한 재능, 한 남자를 두고 친한 친구와 삼각관계, 어려운 가정 형편 등 비슷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믿을 수 없는 우연이 겹쳐 서로 만나게 된 세 사람의 이야기는 마치 동화 속 이야기처럼 보인다.

이런 이해되지 않는 기묘한 우연 속에서 38세 성우주는 영화의 중심을 잡아간다. 38세 성우주는 어머니를 떠나보낸 아픔과 이혼의 아픔을 이겨내고 차분하게 일상을 이어간다. 그러면서 자신의 과거인 혼란에 빠진 19세의 성우주와 26세 성우주를 껴안는다.
서로서로 껴안으며 3명의 우주는 같은 아픔을 나눈다. 처음에는 서로서로 의심하며 밀쳐내기도 하지만 38세 우주가 26세 우주를 돕기 위해 아픈 어머니를 보살피고 용기를 주는 장면은 찡하다.
친구로 등장하는 도연(심은진 분)과 38세 우주의 호흡도 남다르다. 같은 남자를 사랑한 사건으로 인해 12년 동안 연락하고 지내지 않았던 두 사람은 세 명의 성우주가 만나는 신기한 일을 함께 겪으며 점점 마음을 연다. 도연과 38세의 우주의 모습은 남자들 못지않은 우정을 보여준다. 세 명의 우주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두 명의 우주와 도연 그리고 딸까지 영화 속 모든 인물과 관계를 맺는 38세 우주의 감정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된다. 과거의 자신과 똑 닮은 우주들을 도우며 힘들고 자신 없는 자신의 아픔을 극복해 나가는 씩씩한 우주의 모습을 통해 영화를 보는 관객은 용기를 얻게 된다. 역시나 자연스러운 감동을 선사하는 것도 영화의 다소 부족한 개연성을 메우는 김지수의 연기 덕분이다./pps2014@osen.co.kr
[사진] '우주의 크리스마스'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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