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우승] 김현수 공백+챔피언 징크스, 모두 지우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9.22 21: 54

우승 다음해 PS 탈락 징크스 말끔히 극복
김현수 공백은 기존 선수들이 완전히 대체
 김현수(28, 볼티모어 오리올스) 없이도 해냈다. 두산 베어스가 간판타자를 떠나 보내고도 달갑지 않은 오랜 징크스까지 벗어던졌다.

정규시즌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 1을 남겨뒀던 두산은 22일 잠실 kt wiz전에서 9-2로 이기면서 남은 일정에 관계없이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지었다. 예상대로 1위 굳히기에 성공한 두산은 편안하게 잔여경기를 치르며 포스트시즌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올해 정규시즌 우승을 통해 두산은 이른바 ‘챔피언 징크스’를 시원하게 털어냈다. OB 시절인 1982년과 1995년, 그리고 2001년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항상 우승 다음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이 된 뒤 올해는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며 ‘기분 나쁜 전통’을 한 방에 없앴다.
그 과정에서 김현수의 공백을 극복했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김현수는 지난해 141경기에서 타율 3할2푼6리, 28홈런 121타점에 101볼넷과 103득점까지 더하며 프랜차이즈 최초로 타율 3할-100타점-100볼넷-100득점을 해낸 타자가 됐다. 그랬던 그가 빠진다는 것은 두산으로서는 상상하기조차 싫은 일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김현수를 잡지 못했다. 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며 보상선수조차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외인 스카우트, 기존 선수들의 괄목할 만한 성장이 어우러지며 두산은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던 지난해보다 훨씬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
우선 올해 36홈런을 날리고 있는 김재환은 지난해의 김현수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까지는 풀타임 주전이라 보기 힘들었던 박건우, 오재일이 리그 정상급 타자들 못지않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고, 외국인 선수 닉 에반스는 타이론 우즈 이후 두산이 얻은 최고의 외국인 타자라는 찬사까지 받고 있다.
성공적인 외인 농사는 화려한 선발진 구성도 가능케 했다. 지난해 6승에 그친 더스틴 니퍼트가 벌써 21승을 해냈으며 새 얼굴 마이클 보우덴도 17승을 거뒀다. 두산은 니퍼트의 짝이 아닌 새로운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를 갖게 됐다. 기존의 토종 에이스들인 장원준, 유희관까지 ‘판타스틱 4’로 불리는 이들은 지금까지 68승을 합작해냈다. 이들 4명의 승수만으로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수준이다.
불펜이 강화되는 과정을 보면 두산이 ‘되는 집안’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마무리 이현승이 흔들린 시기도 있었지만, 경찰청에서 돌아온 홍상삼의 합류 이후 윤명준-홍상삼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필승조 조합이 생겼다. 상무에 있던 이용찬까지 오면 상대는 시작부터 끝까지 두산 마운드를 공략하기 어려워진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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