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달의연인' 볼수록 놀랍다, 이준기의 빈틈없는 연기력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9.21 09: 30

이토록 연기 잘하는 배우일 줄이야. 한 회 안에 수많은 감정을 쏟아내며 극적 몰입도를 높이고 있는 이준기, 그가 아닌 왕소는 이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이준기는 지난 20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 9회에서 해수(이지은 분)가 해준 화장으로 얼굴 흉터를 가린 뒤 많은 이들에게 신임을 얻고 자신감까지 회복한 왕소의 심리를 섬세하게 연기해내 호평을 이끌어냈다.
왕소는 8회 중반까지 자신의 얼굴 상처 때문에 늘 예민하게 날이 서 있었던 인물. 외적 아름다움을 중시하는 시대상 때문에 늘 가면으로 얼굴을 반쯤 가린 채 생활해야 했기에 일반 백성들은 4황자를 늘 무서워하고 때로는 경멸하기까지 했다.

이는 그의 부모인 태조(조민기 분)와 황후 유씨(박지영 분)도 마찬가지였다. 얼굴 한 번 제대로 바라봐주지 않는 부모 앞에서 왕소는 늘 마음의 상처를 떠안아야 했다. 하지만 해수를 만난 뒤 왕소는 달라졌다. 절대 먼저 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진심 어린 마음을 건네는 해수에게 사랑을 맹세했고, 그렇게 그는 자존감을 회복했다.
9회는 이런 왕소의 변화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회차였다. 이준기는 백성들 앞에서는 카리스마가 넘치는 황자로, 동생들 앞에서는 유쾌한 형님으로, 처음으로 자신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봐주며 따뜻한 말을 건네는 태조 앞에서는 여려질 수밖에 없는 아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전에 없던 다정함과 자상함으로 해수를 대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여기에 해수에게만 보이는 잔인한 광종의 모습은 섬뜩할 정도. 상황과 상대에 따라 그 결을 달리하는 이준기의 눈빛과 표정, 목소리에 60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다채로움 그 자체였다.
방송 말미 자신을 무서워 하며 밀어내는 해수에게 "넌 내 사람이야. 내 것이야. 내 허락없인 날 떠나지도 죽어서도 안 되는 완전한 내 사람"이라고 말하며 입을 맞추는 모습에서는 절실해서 더 안타까운 왕소의 마음이 온전히 드러나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한 회에 안에 이렇게나 다양한 감정을 보여주고 있는 이준기, 이래서 믿고 볼 수밖에 없는 배우임에 틀림없다. /parkjy@osen.co.kr
[사진] '달의 연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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