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더블스쿼드’ LG, 부쩍 향상된 외야진 깊이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9.21 06: 06

LG, 1년 만에 외야 리빌딩 대성공
빠른 성장세...앞으로 2, 3년이 더 기대
그야말로 괄목상대, 환골탈태다.

LG 트윈스 외야진이 1년 만에 엄청난 진화를 이뤘다. 상대 투수에 맞춰 외야진을 이원화시켜도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로 외야진에 깊이가 생겼다. 외야수들의 고른 활약을 통해 LG는 5연승을 질주, 최근 13경기서 11승을 거두며 4위 철통보안에 나섰다.
시작은 무한경쟁이었다. LG는 올 시즌에 앞서 외야진 세 자리를 모두 비웠다. 그리고 스프링캠프를 통해 좌익수 이병규(7번)·우익수 임훈으로 외야 두 자리가 정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정규시즌 막바지가 되자, 사실상 주전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현재 채은성 이병규 김용의 이천웅 이형종 문선재 외야수 6명이 더블스쿼드 형태로 3명씩 경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경기를 예로 들면, 상대가 좌투수를 선발 등판시키면 우타자인 이형종(좌익수) 문선재(중견수) 채은성(우익수)으로 외야진이 구성된다. 반대로 우완 선발투수가 나오면 좌타자 이병규(좌익수)·김용의(중견수)·이천웅(우익수)가 선발출장한다.
전자는 지난 18일 잠실 삼성전 좌투수 플란데에 맞선 외야진이었고, 후자는 지난 20일 대전 한화전 우투수 송은범 공략을 위한 외야진이었다. 결과적으로 LG는 플란데에게 6⅓이닝 동안 5점을 뽑았고, 송은범에게는 4이닝 동안 4점을 냈다. 선발투수 대결부터 앞서나가며 경기 초반부터 우위를 점했다.
여기서 여러 가지 변화도 줄 수 있다. 문선재 이형종 채은성 김용의 이천웅은 외야 3자리가 모두 가능하다. 채은성과 이천웅의 경우, 좌익수와 우익수를 볼 때 수비력의 차이는 있지만, 시즌 내내 꾸준히 양쪽 코너를 소화하며 차이를 좁혀가고 있다. 때문에 경기 상황이 바뀌면, 얼마든지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다.
일례로 18일 잠실 삼성전에선 경기 후반 승리 지키기에 들어가자 문선재가 중견수에서 좌익수로, 이형종이 좌익수에서 우익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그리고 팀 내 최고 외야수비를 자랑하는 안익훈이 중견수로 투입됐다. 20일 대전 한화전도 시작은 이병규(좌익수)·김용의(중견수)·이천웅(우익수)이었으나, 경기 종료시점에선 문선재(좌익수)·안익훈(중견수)·채은성(우익수)으로 외야진이 구성됐다. 
LG가 이처럼 외야진을 폭넓게 가동할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이 공수 모두에서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채은성과 김용의는 이미 3할 타자로 올라섰고, 이천웅 이형종 문선재도 꾸준히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어느덧 임훈이 설 자리가 없어졌을 정도로 LG는 구단 역사상 가장 깊이가 있는 외야진을 구축했다. 
▲2016시즌 LG 외야수 성적 
채은성: 타율 0.317 9홈런 7도루 81타점 64득점 OPS 0.819
김용의: 타율 0.322 1홈런 17도루 19타점 61득점 OPS 0.813
이병규: 타율 0.278 7홈런 8도루 36타점 42득점 OPS 0.801
문선재: 타율 0.274 4홈런 5도루 12타점 22득점 OPS 0.794
이천웅: 타율 0.285 5홈런 6도루 38타점 36득점 OPS 0.750
이형종: 타율 0.283 1홈런 1도루 11타점 14득점 OPS 0.741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LG 외야진은 좌익수에 박용택, 중견수에 임훈, 우익수에 이진영이 자리했다. 2014시즌에는 이병규·박용택·이진영, 2013시즌에는 정의윤·박용택·이진영으로 외야진이 구성됐다. 그런데 당시에는 강한 백업이 없었다. 경기후반 수비강화를 위해 나서는 외야수는 존재했지만, 주전선수들이 부상이나 컨디션 저하로 이탈하면 팀 전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게다가 주축선수들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주력과 수비범위가 매년 하락했다.
올 시즌은 반대다. 김용의와 문선재는 언제든 베이스를 훔칠 수 있는 주력을 자랑하며, 스피드를 앞세워 수비범위도 넓다. 채은성 이형종 이천웅의 스피드도 중간 이상이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이 강한 어깨를 자랑한다. LG를 상대하는 팀들이 베이스 2개를 가져가는 것은 이제는 옛날 일이 됐다. 이형종·이천웅·채은성으로 외야진이 구성될 경우, 얕은 플라이에 3루에서 홈까지 뛰는 것은 불가능하다. 
양상문 감독은 부임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캠프부터 외야진 변화에 시동을 걸었다. 드넓은 잠실구장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수비범위가 넓고 스피드가 빠르며 어깨도 강한 이들이 외야를 맡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2015시즌에 앞서 한혁수 코치를 영입했고, 한 코치는 외야수 육성에 전력을 다했다. 김용의와 문선재의 포지션을 내야에서 외야로 바꿨고, 포지션이 없던 채은성도 외야수가 됐다. 이형종과 이천웅 역시 한 코치의 지도에 따라 빠르게 세 자리를 모두 볼 수 있는 외야수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것은, 이들의 성장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올해 성장세를 봤을 때, 내년 내후년에는 공수주 모두에서 보다 나은 활약을 기대만 하다. 2, 3년 후 LG는 호타준족 선수들이 가득하고 잠실구장에 최적화된, 약점을 찾기 힘든 외야진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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