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히로시마 도요카프의 우완 투수 마에다 겐타가 LA 다저스에 입단할 당시 일본 프로야구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마에다는 기본 연봉을 300만 달러로 낮추며 8년 장기 계약을 맺었다. 대신 한 시즌 당 옵션이 최대 1000만 달러~12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다저스가 마에다의 기본 실력을 믿지 못한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마에다는 일한 만큼 벌어야 하는 냉철한 프로관을 다시 한 번 깨달으며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이 거의 마무리되어가는 9월. 마에다의 위상은 메이저리그 내에서도 많이 달라졌다. 마에다는 지난 17일(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애리조나 선발 잭 그레인키와의 맞대결에서 15승째를 따냈다. 마에다는 일본 리그에서의 최다승이 지난해 15승이었는데 메이저리그 첫 시즌부터 15승을 거두며 다저스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다저스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3선발 류현진이 부상으로 재활을 겪었거나 겪고 있고 2선발이었던 그레인키가 올 시즌 애리조나로 떠난 상황에서 마에다 등 대체 선발진의 호투에 힘입어 20일 기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에 따라 마에다가 올 시즌 기본급 외에 얼마나 많은 옵션 금액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 야구전문매체 '풀카운트'는 20일 "마에다는 시즌 기본 연봉이 300만 달러지만 등판 경기수와 이닝수에 따라 옵션이 걸려 있다. 경기수는 15경기, 20경기에 각각 100만 달러가 플러스되고 25경기, 30경기, 32경기 째에는 150만 달러의 금액이 추가된다. 마에다는 현재까지 29경기에 등판해 이미 350만 달러를 더 벌었고 다음 등판(30경기)에 150만 달러를 더 확보할 수 있다. 스케줄에 따라 32경기 등판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32경기를 모두 채운다면 경기수로만 650만 달러의 옵션을 받을 수 있다.
이닝수에서는 90이닝 때 25만 달러를 받고 이후 10이닝 마다 25만 달러씩 늘어난다. 마에다는 17일까지 164이닝을 소화했기 때문에 이미 총 200만 달러가 더 붙는다. 시즌 종료까지 3경기에 더 등판해 180이닝을 채운다면 50만 달러의 추가 옵션이 붙게 된다.
총 합산해보면 기본 연봉 300만 달러에 등판 경기수 350만 달러, 이닝수 200만 달러, 개막 로스터 진입 보너스 15만 달러를 포함한 865만 달러가 20일 기준 마에다가 확보한 옵션 금액이다. 마에다가 32경기, 180이닝을 모두 채울 경우에는 총 1240만 달러를 손에 쥘 수 있다. 마에다로서는 입단 당시 우려를 벗고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셈이다.
관건은 내구성. 마에다는 8년 내내 이와 같은 계약 내용으로 던져야 한다. 던지면 던질 수록 연봉은 높아지지만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처럼 일주일에 한 번 던지는 로테이션에 익숙한 일본 투수들이 빡빡한 메이저리그 스케줄 속에서도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마에다는 아프지 않다면 다저스의 2선발급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 조건이 달린 긍정적인 시선을 전했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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