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목 첫 2군행, 김성근 감독이 전한 메시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9.21 09: 10

차일목, 한화 이적 후 처음으로 2군행 조치  
김성근, "야단치는 게 아냐, 공부하고 오라"
"야단치는 게 아니다. 공부를 좀 하고 오란 의미다". 

한화 포수 차일목(35)은 지난 20일 대전 LG전을 앞두고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에서 한화로 이적한 차일목은 일약 주전 포수로 도약했지만 이날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올 시즌 한화 포수 중 최다 113경기(88선발), 694⅔이닝 동안 마스크를 쓰고 안방을 지킨 차일목이었다. 그런데 5강을 위해 총력의 승부를 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적 후 처음 2군으로 내려가게 돼 의아함을 낳았다. 
특별히 몸이 아픈 데가 있는 건 아니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차일목의 2군행과 관련 "선수 본인에게도 이야기했지만 야단치기 위해 2군에 보내는 게 아니다. 공부를 좀 하고 오라는 의미"라며 "당장 차일목이 빠져 전력이 아쉽게 됐다. 우리팀으로선 당장 써야 할 선수이지만 포수로서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이 차일목의 2군행을 결정한 데에는 19일 대전 KIA전이 크게 작용했다. 이날 김 감독은 4회말 포수 허도환 타석에 오선진을 대타로 쓴 뒤 5회초 수비에서 차일목을 포수로 투입했다. 최근에는 선발 포수로 허도환을 쓴 뒤 후반에 차일목을 쓰는 패턴이었다. 
그러나 이날 차일목이 마스크를 쓰고 있던 6회초 2사 만루에서 이홍구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고 결승점을 내주며 경기를 졌다. 김 감독은 "이홍구가 이틀 동안 떨어지는 공을 못 치고 있었는데 직구로 승부를 들어갔다"며 공 하나 리드가 갖는 중요성을 새삼 강조했다. 
김 감독은 "벤치는 그저 대기하고 있는 자리가 아니다. 계속 경기를 살펴보며 직접 느껴야 하는 자리다. 특히 차일목은 후반에 나오는 포수"라며 "4회를 마치고 KIA가 미팅을 했다. 타격코치가 주최하는지 아니면 작전코치인지도 살펴봐야 하는데 그냥 가만있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야구는 조그마한 1cm를 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포수 자리는 더 그렇다. 볼 배합을 할 때도 근거란 것이 있어야 한다. 근거 있는 리드는 실패를 해도 다음 흐름이 또 있지만, 근거가 없으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이홍구에게 결승타를 맞기 전) 서동욱과 승부에서도 높은 공을 하나도 던지지 않았다. 미끼가 어디 있나 싶었다"고 아쉬워했다. 
현대야구에서 포수의 투수 리드와 볼 배합의 중요성은 결과론으로 비중이 낮게 취급되곤 한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누구보다 이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고, 차일목의 경기 준비 과정과 리드에 큰 책임을 물었다. 당장 전력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차일목을 2군으로 보내 공부하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일종의 충격 요법이다. 
그러나 차일목이 빠진 20일 LG전에서 한화는 3-11 대패를 당하며 4연패 수렁에 빠졌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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