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타점 듀오’ 최정-정의윤, 동반폭발 필요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9.21 06: 00

포스트시즌 진출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SK가 남은 6경기에 올인한다. 투타 가릴 것 없이 분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동기생’ 최정과 정의윤의 방망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최근 8연패라는 충격적인 결과와 함께 6위로 처진 SK는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졌다. 그나마 두 차례의 맞대결이 남아있는 4위 LG와의 승차는 5경기, 그나마 차이가 적은 5위 KIA와의 승차도 3경기다. 남은 6경기에서 모두 이기고 LG나 KIA 중 하나가 연패에 빠지길 기도해야 할 처지다. 사실상 기적이 일어나야 하는데, 일단 남은 경기부터 이기고 보는 게 우선이다.
잔여경기 일정이 띄엄띄엄해 마운드 운용에는 나름대로 여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발 자원의 롱릴리프 투입도 가능하고, 2연전 이상 경기가 없기 때문에 매 경기 필승조를 모두 동원하는 것도 가능하다. 문제는 타격감이 이어지기 어려운 타선이다. 야구는 결국 점수를 내야 이기는 경기고, 올 시즌 내내 엇박자를 보여주고 있는 타선이 힘을 내야 한다. 자신들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다.

핵심 선수는 역시 최정과 정의윤이다. 두 선수를 빼놓고는 올 시즌 SK의 타선을 이야기할 수 없다. 정의윤은 전반기 85경기에서 타율 3할3푼, 17홈런, 69타점을 수확하며 팀의 4번 타자로 타선을 이끌었다. 최정은 후반기 51경기에서 타율 3할3푼5리, 19홈런, 49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간판임을 증명 중이다. 문제는 같이 터진 시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전반기에는 최정이 부진했고, 후반기에는 정의윤이 체력 문제로 고전했다. SK의 엇박자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사례다.
지난해 후반기 최정이 부상으로 고전했음을 생각하면 사실상 두 동기생이 같은 터진 시기는 거의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지난 주말 폭발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수확이었다. 결국 남은 6경기에서도 두 선수가 팀의 장점인 ‘장타 야구’를 이끌어야 한다. 꼭 홈런이 아니더라도, 승부처에서 팀의 기를 살리는 한 방을 보여줘야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 앞뒤로 배치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시너지 효과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최정은 이미 팀 최초, 3루수 최초 100득점-100타점 고지에 이른 상황이다. 토종 3루수 두 번째 40홈런까지도 1개가 남았다. 여기에 정의윤도 현재 99타점이다. 남은 6경기에서 1타점 정도는 무난히 수확한다고 봤을 때 개인 첫 100타점이 유력시된다. SK 역사상 한 시즌 두 명의 선수가 100타점 이상을 기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2004년 이호준(112타점)-박경완(79타점), 2014년 박정권(109타점)-이재원(83타점)이 그나마 근접했던 정도지만 꽤 차이가 있었다.
정의윤이 1타점을 추가한다면 나름대로 SK에서는 기념할 만한 일이 생기는 것이다. 이는 SK 타선의 무게중심이 05학번 아래로 내려간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의미하는 사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기록도 일단 팀이 이기고 가을에 가야 의미가 더해진다. 이제는 한 번쯤 같이 터질 때도 됐다. SK의 2017년 구상을 위해서라도 그 파괴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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