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위기의 감독들, 사령탑 지도 바뀔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9.21 09: 05

가을야구 판도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웃는 자가 있으면, 그렇지 않은 자도 있는 법. 계약 만료 감독들, 그리고 성적이 부진한 일부 감독들의 거취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교적 조용했던 지난해에 비해서는 좀 더 큰 폭의 이동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감독은 김용희 SK 감독, 김경문 NC 감독, 조범현 kt 감독, 류중일 삼성 감독까지 총 4명이다. 이 중 3팀의 성적이 좋지 않아 관심이 모인다. kt는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산술적으로도 무산됐고, 삼성 또한 사실상 탈락이 유력하다. SK가 마지막 희망을 쥐고 있으나 남은 6경기에서 전승을 거두고 LG 혹은 KIA가 미끄러지길 바라야 하는 처지라 역시 가능성은 크지 않다.
2년 계약을 한 김용희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 재계약을 하지 않는 방향이 전례상 일반적인 흐름으로 보인다. 진출한다면 최종 성적에 따라 가부가 갈릴 수 있다. 예상하기 조금 더 어려운 것은 류중일 감독과 조범현 감독의 거취다. 두 감독 모두 재임 기간 중 뚜렷한 공은 있지만 하필 계약기간 마지막 해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중일 감독은 부임 이후 삼성의 최강 시대를 유지했다. 팀의 가진 전력을 잘 관리하고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팀의 뒤숭숭한 분위기,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실패, 부상자 속출이라는 ‘삼중고’를 맞이하며 20일 현재 9위까지 처져 있다. 모두를 감독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가혹해 보이지만, 어쨌든 위기관리능력 차원의 검증이 이뤄질 수는 있다. 사실 류중일 감독이 이런 골목에 몰릴 것은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조범현 감독도 신생팀 kt의 초대 감독으로 없는 살림을 최대한 가꿨다는 점에서 점수를 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고 특히 승부처로 보였던 올해 성적에서 유의미한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구단의 평가 작업이 진행될 수 있다. 어차피 초반 최하위는 각오한 팀이라 면죄부가 있을 수는 있지만 분위기를 바꾸기로 결정한다면 결론은 확 달라질 전망이다.
내년까지 계약되어 있지만 김성근 한화 감독도 어쩔 수 없이 화제를 모을 전망이다. 한화는 팀의 포스트시즌 청부사로 김성근 감독을 낙점하고 최고 대우로 3년 임기를 맡겼다. 여기에 팀도 적잖은 투자를 한 것이 사실. 그러나 팀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탈락할 위기다. 최하위권 팀을 단기간에 우승 후보로 끌어올릴 것이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그룹 내에서는 성적은 물론 잦은 논란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김성근 감독에 대한 구단 고위층의 신뢰는 든든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3년 임기의 감독이 2년간 성적을 내지 못해 중도 경질되는 사례는 종종 있었다.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입지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반대의 지점에서, 임기 중 신생팀 NC를 강호로 조련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김경문 감독 또한 올 시즌 포스트시즌 성과가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은 나온다. 이밖에 다른 팀에도 변수는 항상 생길 수 있어 올 겨울 사령탑 시장은 태풍의 눈이 될 가능성이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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