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신시내티를 대표하는 타자인 조이 보토(33)의 후반기 기세가 놀랍다. 전반기 한때 부진했던 것을 만회라도 하듯 폭발적인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21세기 후반기 최고 타율에도 진지하게 도전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보토는 20일(이하 한국시간)까지 올 시즌 146경기에서 타율 3할2푼1리, 출루율 4할3푼4리, OPS(출루율+장타율) 0.966이라는 자신의 평범한(?) 성적으로 돌아왔다. 후반기 맹활약 덕이다. 전반기 타율이 2할5푼2리까지 내려갔던 보토는 후반기 60경기에서 타율 4할1푼6리, 출루율 5할2리라는 엄청난 숫자를 몰아쳤다. 장타율 또한 전반기 0.446에서 0.650로 쭉 올라갔다. 보토다운 성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초반에는 특유의 선구안이 무너지며 방망이를 내기에 급급했다. 좋은 타구가 나올 수 없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몸 상태는 이상이 없었고, 한 차례 고비를 이겨낸 뒤 자신이 여전히 ‘특급 타자’임을 증명하고 있다. 후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타율과 출루율에서 모두 리그 선두다. 자신의 영역인 출루율에서는 전체 1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전반기 한때 주춤했다 후반기에 살아나는 패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금까지도 몇 번 그런 적이 있었다. 실제 보토의 통산 후반기 성적(타율 0.326/출루율 0.440/장타율 0.564)은 전반기 성적(0.302/0.421/0.531)보다 훨씬 좋다. 다만 이번처럼 극단적인 경우가 없었는데, 그만큼 후반기 성적도 극단적으로 좋다.
2000년 이후 후반기 최고 타율에도 도전할 수 있는 위치다. 2000년 이후 후반기에 4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선수는 딱 2명 있었다. 2002년 배리 본즈(당시 샌프란시스코)가 4할4리를 기록한 것이 처음이었다. 2년 뒤인 2004년에는 더 놀라운 기록이 나왔다. ‘안타 제조기’였던 스즈키 이치로(당시 시애틀·현 마이애미)가 4할2푼9리라는 어마어마한 타율을 기록한 것이다. 그 후 11년 동안 후반기 4할 타자는 단 하나도 없었다.
현재 보토의 성적은 본즈와 이치로 사이에 있다. 이치로의 벽이 워낙 높기는 하지만 보토의 최근 감도 뜨겁다는 점에서 포기할 격차는 아니다. 보토는 최근 7경기에서 타율 4할2푼9리를 기록 중이다. 9월 타율도 4할이다. 꾸준히 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다. 볼넷을 얻는 기술이 좋다는 점에서 타율 관리 또한 유리할 수 있다,
한편 2000년 이후 후반기 출루율 5할 이상을 복수로 달성한 두 번째 선수가 될지도 관심사다. 이 기록은 배리 본즈가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년 연속 달성했다. 본즈의 괴력이 한창 전성기에 있을 때로, 2002년 후반기 당시 본즈의 출루율은 무려 6할8리였다. 이 기록은 2위 테드 윌리엄스의 1957년 5할9푼4리를 깼던 것으로 당분간은 범접하기 어려울 숫자다.
그 후 2006년 라이언 하워드(필라델피아)가 후반기 5할9리의 출루율을 기록했으나 그 무시무시했던 하워드도 경력에서 한 번에 그쳤다. 그러나 보토는 지난해 후반기 5할3푼5리의 출루율을 기록했고, 2년 연속 후반기 출루율 5할 이상에 도전하고 있다. 보토가 지금 이 성적으로 시즌을 마친다면 통산 7번째 출루율 4할 이상의 시즌이며,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출루율 1위에 복귀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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