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선수단, '첫 승' 황덕균에 선물한 '하이파이브'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9.20 15: 45

지난 1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경기는 넥센 히어로즈의 11-1 승리로 끝났다.
경기가 끝나갈 무렵 넥센 더그아웃에 혼자 앉아 있던 황덕균은 경기가 끝난 뒤 머뭇머뭇 그라운드로 향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보통 경기를 마친 투수와 야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한 뒤 전체 선수단과 다시 한 번 일렬로 승리를 자축하는데 이날 황덕균은 9명의 선수들과 오롯이 자신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한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황덕균은 이날 선발 김정인의 뒤를 이어 2회말 무사 1,2루에 등판해 4이닝 무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고 승리투수 요건을 안았다. 15일 고척 kt전에서도 0-6 상황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10-6 역전승을 견인했으나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던 그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고 그는 놓치지 않았다. 승리는 그의 인내에 대한 보상이었다.

주장 서건창은 20일 OSEN과의 통화에서 "황덕균 선배가 오랜 시간 끝에 승리를 거두셨기 때문에 특별하게 축하를 해주자고 선배들이 이야기를 했다. 이택근 선배와 채태인 선배가 아이디어를 내서 황덕균 선배가 끝나고 혼자 그라운드에 올라가게 했다"고 말했다. 그의 인사 장면은 아쉽게도 축구 중계로 인해 중계 방송으로는 보지 못했다.
황덕균은 경기 후 "14년 만에 거둔 승리라 꿈만 같다. 평소대로 던지려고 노력했고, 이기고 있다보니 집중했다"면서 "팀원들이 많이 도와주고 덕아웃에서 응원해 주다보니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상덕, 브랜든 나이트 퓨처스팀 코치와 2군에 있는 선수들 모두에 고맙다. 대표님이 기회 주신 게 아니었다면 은퇴한 뒤 제2의 삶을 살았을텐데 믿고 기회주셔서 감사드린다. 그리고 부모님과 와이프에 고맙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황덕균에게 필요한 것은 기회였다. 2012년 NC, 2014년 kt가 창단되면서 여러 차례 테스트를 받고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2군에서는 꾸준한 성적을 거뒀지만 두 팀 모두 창단팀이었던 까닭에 노장보다는 신인급 유망주들에게 더 많은 1군 기회가 돌아갔다. 황덕균은 "2군에서 계속 준비를 잘하고 있었음에도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창단팀에서의 고난에 대해 밝힌 바 있다.
넥센 역시 유망주가 많은 팀이지만 황덕균과 같이 뒤를 든든하게 받쳐줄 투수가 필요하다. 그는 직구가 빠른 편은 아니나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바탕으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는 "다른 욕심보다도 넥센처럼 분위기 좋은 팀에서 선후배들과 함께 오래 야구하고 싶다"고 야구 인생에서의 또다른 목표를 정했다. /autumnbb@osen.co.kr
[사진] 넥센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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