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한화를 대표하는 중심타자였던 김태완(32)이 결국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됐다. 오랜 기간 김태완의 부활을 기다려온 한화도 아쉬움 가득하다.
한화는 2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김태완과 박노민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지난 2006년 한화에 입단한 김태완은 10년 넘게 정든 팀을 아쉽게 나오게 됐다. 향후 일주일 내로 그의 영입을 원하는 팀이 없으면 올 시즌을 뛸 수 없게 된다.
중앙고 출신으로 지난 2002년 2차 8라운드 전체 60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김태완은 성균관대 진학 후 기량이 급성장하며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2006년 한화 입단 당시 계약금 1억1000만원을 받으며 송광민·연경흠과 함께 한화 타선의 미래로 꼽혔다.
2007년 시범경기에서 홈런 3개를 터뜨리며 거포 자질을 보인 김태완은 2007년 1군 백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3년차가 된 2008년 차세대 거포이자 중심타자로 떠올랐다. 2008년 124경기 타율 2할6푼6리 102안타 23홈런 73타점으로 활약하며 김태균-이범호와 함께 중심타선을 이끌었다.
2009년에도 112경기 타율 2할8푼9리 104안타 23홈런 68타점으로 활약을 이어간 김태완은 김태균과 이범호가 일본으로 떠난 2010년 간판타자로 격상됐다. 그러나 전반기 기세를 후반기 이어가지 못한 채 아쉽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들지 못했다. 결국 시즌 후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하게 됐다.
2년의 시간이 흘러 돌아왔지만 예전의 김태완이 아니었다. 특유의 타격폼 때문에 코칭스태프와 씨름하며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2014년에는 89경기 타율 2할5푼8리 7홈런 39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였고, 김성근 감독 부임에 맞춰 혹독한 훈련을 소화하며 재기 의지를 보였지만 손과 어깨 등 부상에 시달렸다.
장타력과 함께 김태완의 가장 큰 장점인 선구안도 경기 출전수가 줄어들자 사라졌다. 설상가상 내야와 외야 어느 쪽으로도 수비 포지션을 잡지 못하며 활용도가 떨어졌다. 한화는 한 때 트레이드 카드로도 김태완을 활용하고자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 사이 가치가 떨어졌고, 결국 웨이버 공시로 아쉬움을 남겼다.
비록 한화는 김태완을 포기했지만 지명타자 자원이 많은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김태완 개인에게도 한화보다는 다른 팀에서 새출발하는 게 더 좋을 수 있다. 아직 만 32세로 재기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3년간 중심타자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다른 팀에서 충분히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를 떠난 김태완이 어느 팀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