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날 예정인 데이빗 오티스(41·보스턴)의 마지막 불꽃이 화려하게 타오르고 있다. 35개의 홈런을 쳤고, 메이저리그(MLB) 역대 마지막 시즌을 맞이하는 선수 중 가장 꼭대기에 올라서기 일보직전이다.
오티스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와의 경기에서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5-2 승리에 일조했다. 오티스는 이날 3-1로 앞선 5회 딜런 번디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월 2점 홈런을 기록, 볼티모어를 주저앉혔다.
이 홈런은 오티스의 시즌 35호 홈런이었다. MLB 역사상, 마지막 시즌을 맞이한 선수의 최다 홈런 기록은 1986년 데이브 킹먼으로 35개를 쳤다. 오티스가 킹먼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남은 경기에서 홈런 하나만 더 쳐도 이 기록을 뛰어넘는다. 적어도 홈런 개수로만 보면 MLB 역사상 가장 화려한 마무리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마무리는 비단 홈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티스는 20일까지 139경기에 나가 타율 3할1푼7리, 출루율 4할3리, 장타율 0.630, OPS(출루율+장타율) 1.034, 35홈런, 118타점을 기록 중이다. 만 41세 선수의 성적이라고 보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타율에서는 아메리칸리그 5위, 출루율 3위, 장타율 1위, OPS 1위, 홈런 공동 9위, 타점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도 일정 부분 득표가 가능할 전망이다. 완벽한 마무리다.
이런 오티스의 화려한 마무리가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질지 관심사다. 보스턴은 현재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고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리고 오티스는 전반적으로 포스트시즌에 강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통산 포스트시즌 타율은 2할9푼5리, OPS는 0.962이며 82경기에서 17개의 홈런과 60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세 차례의 월드시리즈(2004·2007·2013)에서는 14경기에서 타율 4할5푼5리, OPS 1.372, 3홈런, 14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세 번의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모두 팀의 우승을 경험했고 2013년에는 월드시리즈 MVP에 오르기도 했다. 오티스의 불꽃이 얼마나 더 타오를지도 흥미로워졌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