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 호투’ LG 가을야구 이상을 위한 절대조건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9.20 13: 00

소사, LG서 마지막 선발 등판이 될 수 있는 상황
소사 활약해야 LG 가을야구는 물론, 포스트시즌 선전도 가능
이미 긴장감은 포스트시즌이나 마찬가지다. 그만큼 매 경기가 중요하다. 5강권 경쟁을 하는 팀들은 매일 성공과 실패의 기로에 서 있다. 

LG 트윈스도 마찬가지다. 최근 12경기서 10승 2패. 한가위 연휴 홈 4연전을 싹쓸이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으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 10경기를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종착역이 결정된다. 4위에 자리하고 있지만 5위 KIA와는 2경기 차이. 이번 주 3경기, 그리고 오는 27일 광주에서 열리는 KIA와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절대 안심할 수 없다. LG 역시 KIA 한화 SK처럼 모든 경기가 결승전이다. 
LG가 처한 상황만큼 급박한 선수가 있다.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LG 우투수 헨리 소사다. 소사는 20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한다. 최근 4경기서 1승 3패, 후반기 평균자책점 6.60으로 고전하고 있는 소사지만, 양상문 감독은 소사에게 신뢰를 전달했다. 일정상 소사를 선발진에서 제외, 허프 우규민 류제국으로 정규 시즌 종료까지 밀고 갈 수 있다. 그러나 양 감독은 소사가 선발투수로 활약하기를 기대했다. 언제나 그랬듯,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전력을 뚝심 있게 밀고 갔다.
몇 가지 기록만 보면, 소사의 부진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일단 소사는 언제든 150km 넘는 패스트볼을 던진다. 단순히 공만 빠른 게 아니다. 올 시즌 볼넷 35개로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 중 2위, 9이닝당 볼넷 허용에서도 1.75개로 2위에 자리 중이다. 볼넷으로 의미 없이 타자를 출루시키지 않는다. 
이닝 소화 능력도 뛰어나다. 180이닝을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4위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194⅓이닝으로 리그 4위. 소사가 KBO리그 커리어를 시작한 2012년을 기준으로 삼으면, 최근 5년 동안 소사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는 윤성환(823⅓이닝) 밖에 없다. 소사는 2012시즌 도중 KIA 유니폼을 입은 후 넥센과 LG까지 3팀에서 뛰면서 811⅓이닝을 기록하고 있다. 빠른 공을 던지고, 볼넷도 적으며, 이닝까지 많이 소화하는, 이래저래 팀에 보탬이 되는 투수다.      
하지만 또 다른 기록을 살펴보면, 왜 소사의 평균자책점이 높은지 알 수 있다. 소사의 올 시즌 피안타율은 3할1푼9리. 피안타 숫자도 235개로 두 부문에서 1위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허용하는 투수가 소사인 것이다. 
투구 내용을 보면 원인은 더 명확해진다. 소사는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넣는 능력은 있지만, 코너워크에 능한 투수는 아니다. 다시 말해 스트라이크존 경계선에 로케이션하는 능력은 떨어진다. 때문에 타자들은 소사가 나오면 언제나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두른다. 변화구 커맨드도 뛰어나지 않다. 슬라이더 스플리터 커브를 구사하는데, 세 구종을 원하는 곳에 넣는 경우가 많지 않다. 특히 슬라이더와 스플리터가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로 몰리며 장타를 허용하는 모습이 빈번하다. 
투구 스타일에 변화를 준 것도 결과적으로 독이 됐다. 소사는 LG 유니폼을 처음 입은 2015시즌, 흔히 말하는 ‘맞춰 잡는 투구’를 했다. 모든 타자들이 자신의 패스트볼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을 간파, 변화구로 완급조절을 하면서 범타를 유도했다. 2015시즌 초반에는 동안은 이러한 변화가 완벽히 적중했다. 당시 소사는 9경기 중 6경기서 7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퀄리티스타트도 7차례 기록했다. 투구수를 최소화하면서 많은 이닝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타자들은 소사의 변화에 맞춰 대응했다. 게다가 올 시즌소사가 KBO리그 6년차가 되면서 타자들은 소사의 공에 한층 더 익숙해졌다. 보통 투수들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기 위해 구종을 추가하거나, 제구력을 연마하지만, 소사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양상문 감독은 소사가 부진한 이유를 두고 “너무 타자를 요리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때로는 전력투구를 하면서 150km 중반대 구속을 유지하다가도, 어느 시점이 되면 너무 힘을 빼고 완급조절에 치중하다가 무너진다. 
소사는 2014시즌 중반 넥센에 합류, 당해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했다. 3일 로테이션 살인일정을 속에서도 150km 후반대 구속을 유지했다. 당시 소사에게 완급조절 같은 건 없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스플리터 세 가지 구종을 그저 전력을 다해 던졌다. LG는 넥센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소사와 마주했는데, 소사는 6⅓이닝 2실점으로 활약하며 넥센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소사에 막힌 LG는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소사는 한국시리즈 2차전에선 부진했으나 6차전에선 6⅓이닝 무실점으로 활약,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2015시즌 LG가 소사를 영입한 것도 2014 포스트시즌 맹활약 때문이었다. 그러나 현재 소사는 내년에도 LG와 함께 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전력투구’든 ‘완급조절’이든 어떻게든 해답을 찾아 한화를 상대로 활약해야 한다. 소사가 좋은 결과를 내면, LG는 가을야구 티켓을 따내는 것은 물론, 포스트시즌서도 선발진을 앞세워 진격할 수 있다. 소사의 활약에 따라, LG의 최종 목표점도 정해질 것이다. /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