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km' 임창용, 19년만에 꿈꾸는 타이거즈 KS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9.20 05: 54

임창용, 5강 승부처 한화전 연이틀 귀중한 'SV'  
1997년 해태 이후 19년만에 타이거즈 PS 눈앞
152km. 불혹의 투수가 스피드건에 찍은 구속은 가을야구를 향한 집념이었다. 

5강 싸움 최대 분수령이었던 18~19일 대전 한화전. KIA가 이틀 연속 웃었고, 2경기 모두 마지막 투수는 모두 임창용(40)이었다. 2경기 모두 2점차 타이트한 상황에 올라와 실점 없이 세이브를 올렸고, KIA는 3연패 이후 2연승으로 5위 굳히기에 나섰다. 
특히 19일 경기 경기에서 4-2로 리드한 9회말 1사에 올라온 임창용은 첫 타자 송광민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다소 불안하게 시작했다. 다음 타순이 4~5번 김태균과 윌린 로사리오라 부담이 컸지만 임창용은 침착하고 과감했다. 김태균을 우익수 뜬공, 로사리오를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경기를 끝냈다. 
특히 로사리오와 승부가 백미였다. 초구 커브가 볼이 된 뒤 2구째 커브로 헛스윙을 뺏어낸 임창용은 3구째 150km 직구가 볼이 됐지만, 4구째 148km 직구로 다시 한 번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이어 5구째 승부구로 높은 직구를 던졌고, 힘껏 풀스윙한 로사리오의 배트가 헛돌았다. 스피드건에는 152km가 찍혔고, 경기는 KIA의 2연승으로 마무리됐다. 
임창용은 "로사리오가 장타자인 만큼 신중하게 승부하려고 했다. 팀이 5강 싸움을 하고 있는 만큼 공 하나라도 삐끗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다"며 "변화구에 타이밍을 맞추고 있는 것 같아 힘으로 승부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외국인 타자들이 옆구리 투수에 약한 부분이 있어 자신감을 갖고 승부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와 2경기를 모두 잡은 KIA는 6위 SK에 2.5경기차, 7위 한화에 3.5경기차로 앞서며 5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남은 10경기에서 절반만 잡아도 자력으로 5강 확정이 가능하다. 지난 2011년 이후 5년 만에 가을야구가 눈앞으로 왔다. 특히 임창용 개인적으로는 무려 19년 만에 타이거즈 소속 포스트시즌이 머지않았다. 
거의 20년이 지난, 오래 된 일이라 임창용의 기억도 가물가물했다. 그는 "1998년이 마지막 아니었나?"며 되물은 뒤 "맞다, 1998년은 아니다. 1997년 한국시리즈가 타이거즈에서의 마지막 가을야구였다. 그때처럼 다시 한국시리즈까지 가면 좋겠지만, 일단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수 있도록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하겠다"고 굳은 의지를 다졌다. 
임창용은 타이거즈 소속으로는 1997년 해태 유니폼을 입고서 한국시리즈 3경기에 등판했다. 당시 마무리로 3세이브를 올리며 5⅓이닝 2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한국시리즈 2연패에 기여했다. 그에 앞서 1996년 한국시리즈에는 중간으로 1경기 나서 안타 1개를 맞은 게 첫 가을야구 경험이었다. 그 이후 삼성에서 포스트시즌 27경기를 경험했다. 
돌고 돌아 우여곡절 끝에 올 시즌 고향팀 타이거즈로 돌아온 임창용은 30경기 3승3패12세이브 평균자책점 4.94를 기록 중이다. 블론세이브 6개로 아쉬움도 없지 않지만 승부처에서 연이틀 세이브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누구보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임창용의 존재가 KIA의 가을야구에 큰 힘이 될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