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를 피할 수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사령탑이라서가 아니다. 조셉 무리뉴 감독과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이기 때문이다. 두 감독의 운명이다.
1990년대 중후반 바르셀로나에서 코치와 선수로서 만났던 무리뉴 감독과 과르디올라 감독은 2010년 세계 최고의 앙숙 관계라 할 수 있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사령탑으로 다시 만났다. 그 때부터 무리뉴 감독과 과르디올라 감독은 라이벌 관계가 될 수밖에 없었다.
단순히 라이벌 팀의 수장으로 만나서가 아니다. 무리뉴 감독과 과르디올라 감독은 동시대 최고의 전술가라는 평가와 함께 수십 차례 우승을 달성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두 차례 우승을 한 것도 같다. 누가 최고의 감독이라는 논쟁이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 두 감독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다시 만났으니 많은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맨체스터를 같이 연고로 하며 매우 긴 시간 앙숙 관계를 유지한 맨유와 맨시티의 감독이 됐다. 맨유와 맨시티 팬들로서는 자신들의 감독이 더 좋길 바라며 비교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지난 10일 맞대결 전까지 비교에서 앞서는 건 무리뉴 감독이었다. 레스터 시티와 커뮤니티 실드에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3연승을 달렸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물러난 이후 매 시즌 아쉬운 모습을 보인 팬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맨시티도 연승을 달리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무언가 부족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이 맨시티에 완벽하게 녹지 않아서였다. 시간이 필요했다.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 시간을 대폭 줄였다. 불과 몇 주였다.
두 감독에 대한 비교가 반전된 건 지난 10일 맨체스터 더비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핵심 공격수 세르히오 아게로의 공백과 원정경기라는 악재를 모두 극복하고 승리했다. 경기 운영과 전술적인 대응에서 호평을 받았다. 반면 무리뉴 감독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혹평을 받았다.
맨체스터 더비에서의 승리로 기세가 오른 맨시티는 거칠 것이 없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묀헨글라드바흐를 4-0으로 대파한 데 이어 AFC 본머스와 리그 경기서도 4-0 대승을 거뒀다. 다음달 2일 토트넘과 원정경기, 20일 바르셀로나와 원정경기 때까지는 큰 걸림돌이 없다.
반면 맨유는 맨시티에 패배한 이후 부진에 빠졌다. UEFA 유로파리그에서 페예노르트에 일격을 당했고, 왓포드와 리그 경기서도 지는 바람에 공식 경기 3연패에 빠졌다. 모두 한 수 아래의 팀이다. 시즌 초반의 찬사는 사라졌다. 무리뉴 감독에게 남은 건 비난 뿐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을 향한 찬사와 비교가 된다.
직·간접적인 비교는 두 감독 중 한 명이 물러나는 순간까지 계속될 것이다. 현재 우위를 점한 건 과르디올라 감독이다. 바로 뒤집을 수는 없다. 무리뉴 감독에게는 최근 부진에서 어서 빨리 탈출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의 비난은 몇 배가 돼 돌아올 것이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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