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분위기가 좋았는데 나로 인해 분위기가 안 좋아질까 많이 걱정된다".
조성환(34, 전북 현대)이 자신 때문에 힘든 경기를 치른 동료들에게 사죄의 뜻을 표시했다. 조성환은 지난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홈경기에서 경고 누적 퇴장을 당했다. 이 때문에 전북은 0-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적 열세의 부담을 안고 경기에 임해야 했다.
조성환의 경고는 판정에 대한 항의와 거친 태클 때문에 나왔다. 특히 전반 20분에 받은 경고가 발목을 잡았다. 조성환은 수비를 하던 과정에서 자신의 몸에 공이 맞고 골라인을 나갔다는 판정에 맞지 않았다며 항의를 하다가 경고를 받았다. 받지 않아도 될 경고가 결국 퇴장의 원인이 된 셈이다.
조성환도 자신의 잘못을 잘 알고 있다. 그는 "고참 선수로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것 같아 동료들에게 많이 미안하다"며 "팀 분위기가 좋았는데 나로 인해 분위기가 안 좋아질까 많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조성환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 아니다. 평소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수원전에서는 유독 심해진다. 2001년 수원에서 프로 데뷔했지만 2005년 포항 스틸러스로 이적하면서 그 과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원을 상대로는 승부욕이 어느 때보다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조성환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수원에 지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평소보다 거친 행동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쉬움이 남는 행동을 했지만 동료들은 조성환을 비난하지 않았다. 오히려 농담을 건네고 장난을 치면서 조성환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기 위한 격려를 했다. 조성환은 "동료들이 경기가 끝나고 오면서 모두가 '형이 나가서 더 열심히 뛰었다'고 하더라. 그런 말에 마음이 짠했다. 미안했다"고 전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있는 조성환은 만회할 기회를 노릴 것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의 활약이면 충분하다. 전북은 오는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FC 서울과 4강 1차전을 치른다.
조성환은 "오늘과 같은 경기는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데 마음을 바로 잡고 노력하겠다"면서 "이제 만 34세다. 마지막 AFC 챔피언스리그라는 생각으로 뛰고 있다. 모든 경기가 항상 결승전이라고 생각했다.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