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때까지 이겨볼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황재균(29)은 지난 18일 사직 넥센전에서 5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3-6 대승을 이끌었다. 2연승으로 롯데는 시즌 60승71패를 기록, 실낱 같은 가을야구 희망을 다시금 이어갔다.
이날 경기 전까지 99타점을 기록 중이던 황재균은 타점 5개를 쓸어담으면서 단숨에 104타점을 기록, 생애 첫 100타점 고지를 점령했다. 올시즌 9번째로 100타점을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황재균은 0-1로 뒤진 1회말 1사 1,3루에서 전력질주로 내야 안타를 만들며 동점타를 올렸다. 이후 4-2로 앞서던 2회말 양훈을 상대로 3점 홈런, 7-3의 리드를 잡고 있던 7회말 박주현을 상대로 1점 홈런을 터뜨리며 5타점 경기를 완성했다.
아울러 이날 멀티 홈런으로 홈런 2개를 추가, 홈런 숫자를 26개까지 늘렸다. 지난해 기록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룬 것. 이미 커리어 하이 타점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황재균은 홈런 역시 개인 최다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홈런 기록을 경신하는 것도 시간 문제다. 올시즌 황재균의 성적은 114경기 출장해 타율 3할3푼9리 26홈런 10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9할7푼6리, 득점권 타율 4할2푼1리다.
생애 첫 30홈런 100타점 기록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황재균은 일단 뒤로 물러섰다. 그는 "욕심을 내다 보면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7회말 홈런포를 때려내고 타자일순한 뒤 맞이한 타석에서 황재균은 삼진을 당했다. 이에 대해 "사실 홈런에 대해 의식을 하면서 스윙이 커진 것 같다"며 웃었다.
결국 욕심을 내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일단 목표로 했던 100타점을 달성했다. 앞으로도 욕심을 내지 않고,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차근차근 기록에 다가서도록 할 것이다"는 것이 황재균의 기록에 대한 마음가짐이다.
이날 황재균이 기록한 5개의 타점은 모두 '영양가 만점'이었다. 동점타, 달아나는 홈런, 그리고 쐐기 홈런까지. 비록 이날 결승타의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점수가 필요한 순간에는 황재균이 있었다. 이날 경기는 황재균의 올시즌 축소판이나 다름없었다.
올시즌 황재균은 나성범(NC)와 함께 14개의 결승타로 리그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올시즌 롯데가 올린 60승의 23%를 황재균이 책임졌다. 그리고 앞으로도 황재균은 자신의 커리어 하이 시즌, 그리고 팀 승리를 위해 달려나갈 생각이다.
황재균은 "일단 올시즌 잔부상이 많았는데, 건강하게 다치지 않고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면서 "그리고 더 많은 경기에서 이길 수 있도록 힘내겠다. 이길 때까지 이겨볼 것이다"며 힘주어 말했다. 해결사 황재균의 다짐과도 같았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황재균은 리그 평균의 3루수에서 리그 최고를 향해가는 3루수로 거듭났다. 계속해서 발전을 꾀했다. 그 결과 커리어 하이 시즌을 다시 한 번 깨뜨리고 있다. 황재균 스스로 정한 한계는 깼다. 이제 롯데의 남은 경기는 13경기. 황재균은 팀이 처한 한계까지 깨뜨리려고 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