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디 결승골’ 울산, ‘김병지 더비’서 포항 눌렀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9.18 19: 53

승리의 축포를 쏜 울산이 김병지(46)의 은퇴를 축복했다. 
울산 현대는 1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1라운드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1-0으로 물리쳤다. 3위 울산(승점 45점)은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서울(승점 50점)을 맹추격했다. 포항(승점 35점)은 9위를 유지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라이벌 울산과 포항의 대결은 ‘동해안 더비’로 알려져 있다. 지난 6월 16일 울산은 포항에게 0-4로 크게 졌다. 울산 팬들이 들고 일어나 윤정환 감독에게 직접 해명을 요구할 정도였다. 한 차례 고비를 넘긴 울산은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반면 포항은9위로 처졌다. 

엇갈린 상황에서 다시 한 번 두 팀이 만났다. 이번에는 ‘김병지 더비’였다. 울산은 ‘레전드’ 김병지의 은퇴식을 열었다. 1992년 울산에서 데뷔한 김병지는 9년을 뛰었다. 그가 다음에 이적한 팀이 바로 포항이었다. 김병지는 2005년까지 5시즌을 포항에서 활약했다. 친정팀끼리 맞붙은 동해안 더비는 김병지의 은퇴식을 열기에 제격이었다. 김병지는 “아무래도 울산에서 데뷔했으니 울산이 이겼으면 좋겠다. 두 팀이 멋진 승부를 펼치길 바란다”며 울산을 응원했다. 
울산은 장신공격수 멘디를 최전방에 세우며 날카로운 창을 준비했다. 포항은 신예 골키퍼 김진영이 베테랑 신화용을 밀어내고 주전으로 나왔다. 새로운 창과 방패의 대결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193cm의 신장을 가진 멘디는 제공권 장악이 위력적이었다. 김태환이 버틴 측면도 날카로웠다. 울산은 주도권을 쥐고 공세를 펼쳤지만 이렇다 할 소득이 없었다. 역습에 나선 포항은 문창진의 빠른 돌파에 이은 슈팅이 위력적이었다. 두 팀은 득점 없이 전반전을 비겼다.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후반전 두 팀은 첫 골을 뽑기 위해 심기일전했다. 우천으로 그라운드가 미끄러워 언제든 기습골이 나올 수 있는 상황. 울산은 후반 21분 코바를 넣어 승부수를 걸었다.  
세밀한 중원싸움을 추구하는 두 팀은 좀처럼 슈팅까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우천으로 선 굵은 축구가 필요했지만 전술적 변화는 찾기 어려웠다. 역습에 나선 울산은 후반 29분 코바가 때린 결정적 슈팅마저 빗나갔다. 코바는 후반 31분 다시 한 번 슈팅을 했다. 이번에도 골키퍼 김진영의 선방에 막혔다.  
침묵은 울산이 깼다. 후반 33분 코바가 좌측면을 돌파해 내준 공을 멘디가 넘어지면서 마무리했다. 뒤늦게 선제골이 터지면서 경기장 분위기가 화끈하게 달아올랐다. 포항도 위험을 감수하고 라인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포항은 남은 시간 만회골을 뽑기 위해 공격에 집중했다. 하지만 페널티박스에서 넘어진 강상우가 경고를 받는 등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김용대는 김병지에 빙의된 선방쇼로 박수를 받았다. 결국 한 골을 잘 지킨 울산이 승리를 차지했다. 친정팀들 간의 명승부를 지켜본 김병지도 은퇴무대서 웃을 수 있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울산=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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