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인터뷰] ‘첫 완봉승’ 류제국, “모두가 도와줘 가능”(일문일답)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9.18 17: 14

LG 트윈스 캡틴 류제국이 통산 첫 완봉승으로 팀의 4연승을 이끌었다. 
류제국은 18일 잠실 삼성전에 선발 등판, 122개의 공을 던지며 9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달성했다. 이로써 류제국은 2013년부터 KBO리그 커리어를 시작한 후 처음으로 완봉승을 기록했다. 더불어 시즌 13승을 올리며 한 시즌 개인 최다승에도 성공했다. LG는 삼성을 5-0으로 꺾고 4위 철통방어에 들어갔다. 다음은 경기 후 류제국과 일문일답. 
-완봉승 소감과 완봉승에 앞서 9회까지 계속 마운드에 오르게 된 상황이 궁금하다.

“8회 강상수 코치님이 마운드에 올랐는데 선수들이 계속 마운드에 있으라고 했다. 특히 (오)지환이와 히메네스가 계속 남으라고 주장했다. 오늘 완봉승은 내가 잘 해서 기록한 게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집중력 있게 경기에 임하고 나를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감독님, 코치님, 그리고 우리 동료 선수들 모두에게 정말 고맙다.”
-KBO리그 첫 완봉승인데 이전에도 완봉승을 올린 적이 있나?
“없다. 9이닝 완봉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전이 미국에서 우천으로 인해 7이닝 완봉승은 해봤다. 고등학교 때도 완봉승은 없었다.”
-첫 완봉승을 하니까 어떤 기분이 들었나?
“얼떨떨했다. 경기가 끝났는데 내가 어디로 가야할지 감이 안 왔다. 바로 하이파이브까지 하니까 좀 당황스러웠다. 어색하고 안절부절하면서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가 120개를 넘었다. 게다가 지금까지는 4일 휴식 후 등판 성적도 좋지 않았다. 부담되지는 않았나?
“투구수는 전혀 부담되지 않았다. 오늘은 처음부터 가볍게 던지자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래서 그런지 커브 제구도 평소보다 더 잘 됐다. 9회에 빗맞은 안타 2개를 맞아 위기에 처했지만, 컨디션이 괜찮았기 때문에 내가 꼭 9회까지 끝내고 싶었다.”
-유강남과는 어떻게 호흡을 맞췄나?
“오늘 경기 전부터 강남이가 가장 좋은 공을 위주로 사인을 내겠다고 했다. 오늘 커브가 좋았고 강남이가 커브를 꾸준히 주문했다. 거의 강남이의 리드대로 갔는데 강남이 덕분에 오늘 좋은 투구를 했다고 생각한다. 강남이가 정말 많이 도와줬다.”
-9회 관중들의 환호를 들었을 때는 어떤 기분이었나?
“처음 경험했다. 아드레날린이 막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침착하게 던져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후반기 8승에 평균자책점이 2.98이다. 후반기 특별히 좋아진 원인이 있나?
“모두가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내 투구에 대해 선배님과 후배들 모두 좋은 점을 많이 이야기해줬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의 도움도 컸다. 내 자신에게 갇히지 않고, 여러 사람들의 조언을 들으며 경기를 준비한 게 큰 도움이 됐다.”
-아직 시즌이 10경기 남았으나, 4위 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 남은 시즌 전망을 해달라.
“100미터 달리기 중에 30미터 정도 남은 것 같다. 앞으로 4, 5경기만 이겨두면 우리가 많이 유리해지지 않을까 싶다. 밑에 있는 팀들은 부담을 느낄 시기가 됐다고 본다.”
-주장으로서 후반기 LG가 유독 잘하는 이유를 말해달라.
“특별한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후반기 9연승을 하기 전날에 미팅을 열었는데 그게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당시 후배들에게 ‘지금 우리 팀에는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한 선수들이 더 많다. 그래서 이야기하는데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하고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평생 야구를 하면서 좀처럼 느낄 수 없는 기분이 들 것이다. 그야말로 이런 재미에 야구를 하는 구나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모두가 즐거운 오프시즌을 보내기 위해서라도 포스트시즌을 목표로 잘 해보자’고 했었다. 이후 후배들의 집중력이 부쩍 좋아진 것 같다. 최근처럼 관중들이 많이 와주신 경기에서 더 집중력이 좋다. 모두가 경기에 나가고 싶어하고 경기에 나가면 눈에 불을 킨다.”
-마지막으로 WBC 국가대표팀에 뽑힐 가능성도 있는 상황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영광스러운 자리지만 지금 시점에서 이야기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우선이다.  팀에서 나만 돋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루고 시즌이 끝나고 나서 생각해도 될 부분이다.”  / drjose7@osen.co.kr
[사진] 잠실 =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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