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 이게 우리 일" 사제의 짧은 만남, 진한 여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9.18 13: 26

"힘들지? 이게 우리 일이다". 
1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5강 싸움의 분수령이 될 한화와 KIA의 맞대결을 앞두고 그라운드는 묘한 긴장감을 감돌았다. 전날 내린 비로 인해 그라운드 정비가 이뤄진 가운데 한화 선수들은 실내연습장에서 훈련을 했다. 김성근 감독 역시 실내연습장에서 선수들을 직접 지휘했다. 
김성근 감독이 훈련을 마치고 우측 외야에서 라커룸으로 향할 때 KIA 김기태 감독은 3루 덕아웃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김기태 감독은 김성근 감독을 보곤 취재진에게 "잠시 인사를 드리고 오겠다"며 양해를 구한 뒤 한걸음에 달려갔다. 

김기태 감독이 모자를 벗어 인사하자 김성근 감독도 반가워하며 짧게 대화를 나눴다. 김성근 감독은 전날부터 감기 기운으로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5강 싸움에 있어 중요한 승부를 앞두고 있었지만, 1990년대 쌍방울에서 사제의 연을 맺은 두 감독은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 
인사를 마치고 돌아온 김기태 감독은 김성근 감독과 대화 내용에 대한 물음에 "힘들지? 이게 우리 일 아니겠느냐는 말씀을 하셨다. 흰머리가 많이 났다고도 하시더라"고 짧지만 여운이 남는 대화 내용을 밝혔다. 시즌 내내 악전고투하고 있는 한화뿐만 아니라 KIA도 최근 3연패로 5위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매 경기 살얼음 같은 승부의 세계에서 두 감독은 남들이 모를 동병상련을 느꼈다. 사제의 정이 있지만 승부에 있어 한 치의 양보도 있을 수 없다. 김기태 감독은 "관심이 많으신 만큼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