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남원 그땐그랬지] '우결', 아이돌 천하는 왜 종말을 고했을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6.09.18 09: 02

 MBC 주말 인기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는 장수 프로다. 지금은 시즌 4가 한창 방영중이다. 첫 방송은 지난 2008년 3월16일. 시즌 1의 원조 커플들로는 앤디와 솔비, 정형돈과 사오리, 크라운제이와 서인영, 알렉스와 신애 등 네 커플이 등장했다.
당시 캐스팅 제의를 사양했던(신애 출연) 장윤정은 벌써 결혼해 잘 살고 있고 '개미커플' 크라운제이와 서인영은 얼마전 듀오로 짝을 이뤄 컴백했다. 불과 8년전 일인데도 벌써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일처럼 느껴지는 건 무슨 연유일까. 그만큼 요즘 세상은 하드웨어적으로나 소프트웨어적으로, 쏜살같이 휙휙 지나가고 바뀌기 때문일 게 분명하다.
이번 주 방송에서는  단발성으로 특별 출연한 개그맨 양세찬, 개그우먼 박나래가 흥미로운 ‘짝썸’으로 추석 특집다운 재미를 만들어냈다. 특히 평소 친분이 두터운 두 사람은 ‘쿵’하면 ‘짝’하는 찰떡같은 콤비플레이로 빵빵 터지는 웃음까지 잡아내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커플, 도입이 시급하다"는 것이 OSEN 모니터의 생생한 증언이다. 이 둘은 차오차오(조세호&차오루)-똥이(에릭남&솔라)-삼삼(조타&김진경)까지 이미 호흡을 맞춰오던 커플들 사이에서도 분량을 제대로 확보하면서 활약했다. 

현재 '우결'의 멤버를 보면 초창기와 비슷하게 다양한 구성이다. 예능인도 있고 인기 걸그룹도 끼었으며 솔로 뮤지션도 보인다. 여러 차례 구설수와 논란을 겪은 뒤 제작진이 찾아낸 '위기탈출 넘버원'이 "과거로 돌아가라" 아니었을까. 그래서 되돌아봤다. 아이돌로만 꽉 채웠던 '우결'의 그때 그시절 기사를.  
 
(2010년 9월5일.  '우결2' 아이돌들의 부작용 '팬들이 뭐길래' 기사) "MBC 토요예능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2'가 아이돌 중심의 개편으로 큰 인기를 모으는 가운데 그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이돌과 걸그룹 출신으로만 3커플을 투입하다보니 팬들끼리 서로를 비방하는 대리전 양상을 펼치는 게 폐단이다.
'우결2'는 현재 2AM 조권-브아걸 가인, 씨엔블루 정용화-소녀시대 서현, 에프엑스 빅토리아-2PM 닉쿤 등의 3커플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시즌1에서는 솔로 가수, 배우 등도 캐스팅하며 아이돌 출신과의 적절한 비율로 제작되다가 올해 봄부터 아예 아이돌 집중으로 바뀌면서 시청율이 확 올라갔다.
AGB닐슨 집계에 따르면 4일 '우결2'의 시청률 11.1%로 동시간대 예능 선두를 질주했다. KBS 2TV '스타 골든벨'은 5.3%, S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은 6.5%에 그친 반면에 '우결2'는 최근 몇 달동안 줄곧 안정적으로 11%대를 유지하며 MBC 토요 예능의 효자 프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돌-걸그룹 간 커플 조합의 많은 장점만큼이나 이로인한 후유증도 심상치않다. 커플간 시청자 호불호가 뚜렷이 갈리는 것부터가 문제다. '우결2'의 아이돌 인기를 이끌었던 터줏대감 조권-가인 커플은 논쟁에서 떨어져있지만 후발 주자인 용서커플 서현-정용화 VS 쿤토리아 닉쿤-빅토리아 사이 팬들간의 대립이 과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팬들간 대립의 촛점은 방송분량에서 비롯된다. 3커플이 한정된 시간의 예능프로에 동시 출연하다보니 각자 방송 분량을 잡아먹는 구조인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당초 조권-가인 커플의 아이돌 독주시절에 용서커플이 추가로 투입됐던 당시에도 아담커플 팬들의 원성이 자자했던 것과 마찬가지 이유다.
이날 방송이 나간 뒤 '우결2' 게시판에는 'PD님 쿤토리아 안티 아니냐' '쿤토리아 팬들, 이제 다른 커플 험담 그만하세요' '욕할려면 제대로 알고 욕하세요' 등 각자 팬들 사이에 날이 시퍼렇게 선 글들이 올라오며 서로 언성을 높였다.
각자 팬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커플이 나올 때만 '우결2'를 본다는 주장을 앞세우며 상대 커플을 비방하거나 제작진에게 출연분량을 줄이라고 아우성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만만치않다. 상당수 팬들은 "다같이 '우결2'를 보는 시청자끼리 싸우지 말고 서로를 응원합시다"라는 글로 '우결' 팬들간의 화합을 외치는 중이다."
'우결'이 아이들 세상이던 시절, 인기도 많았지만 정말 탈도 많고 말도 많았다. 그땐 그랬다. mcgwrie@osen.co.kr
<사진> MBC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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