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 사수’ 후반기 LG 기적 이끈 7명의 남자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9.18 06: 13

LG, 후반기 맹렬히 달리며 5할 승률 회복
7명 활약 앞세워 4위 사수 모드 돌입 
LG 트윈스가 다시 한 번 기적을 일으키고 있다. 어두웠던 전반기를 뒤로 하고 후반기 32승 21패로 질주, 5할 승률을 회복하며 4위를 사수 중이다. 최하위에서 4위로 올라서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2014시즌의 모습이 재현되려 한다.

무엇보다 시즌이 막바지를 향할수록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주부터 넥센 두산 NC 상위권 팀을 상대하면서 4승 2패, 롯데 KIA 삼성 중하위권 팀에는 5승 0패로 킬러본능을 과시했다. KIA와의 한가위 4위 전쟁을 싹쓸이한 것에 이어, 17일에는 올 시즌 가장 고전했던 삼성에 연장 끝내기 승리를 달성했다.
어느덧 시즌 종료까지 11경기만 남겨둔 가운데, 5위 KIA에 2.5경기 차이로 앞선 상황. LG가 앞으로 6승만 올려도 KIA는 12경기 중 9승, 한화는 13경기 중 11승을 올려야 LG와 승률이 같아진다. 후반기 LG의 대반전을 이끈 7명의 선수들을 조명해봤다.
▲ ‘후반기 에이스’ 주장 류제국
2013시즌 승리 아이콘이 돌아왔다. 류제국은 후반기 10번의 선발 등판에서 57⅓이닝을 소화하며 7승 2패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 중이다. 후반기 다승 부문 리그 공동 2위이자 평균자책점 6위. 비결은 새롭게 터득한 컷패스트볼과 정교해진 커브 제구력이다. 컷패스트볼로 이전보다 수월하게 내야땅볼을 유도하고, 절묘한 커브를 앞세워 탈삼진이 급격히 증가했다. 후반기 9이닝당 탈삼진이 8.48개에 달한다. 4일 휴식 후 등판 징크스만 깨뜨린다면, 리그 최고의 토종 우투수로 올라설 수 있다. 류제국은 19일 잠실 삼성전에서 올 시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4일 휴식 후 등판에 나선다. 
▲ ‘HOPE'된 좌완 파이어볼러 허프 
7월 8일 LG가 허프 영입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이 정도로 효과가 클 줄은 몰랐다. 당시 LG는 3연패 중이었고, 시즌 전적도 32승 41패 1무로 7위에 불과했다. 외국인투수 교체로 반등을 노리기에는 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 게다가 허프는 지난해 9월 왼쪽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았다. LG 구단이 미국에서 직접 허프의 몸 상태를 확인했으나, 그래도 언제 다시 탈이 날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나 모든 걱정은 기우였다. 비록 한 차례 엔트리서 제외되긴 했으나, 후반기 LG 선발진 안정은 허프 합류로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프는 올 시즌 10경기(8경기 선발 등판)에 출장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 후반기 류제국과 함께 좌우 원투펀치 역할을 하고 있다. 구위와 제구력을 모두 갖췄고, 선발 등판한 8경기 중 5경기서 7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이닝이터의 면모도 지녔다. LG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1차천 선발투수로 나설 확률이 높다. 
▲ ‘후반기 세이브 1위’ 새로운 수호신 임정우
많은 이들이 물음표를 던졌으나, 느낌표로 화답했다. 올 시즌 본격적으로 마무리투수로 나서고 있는 임정우가 승부의 마침표를 찍는 중이다. 최근 15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14세이브를 달성, 후반기 리그 최다 세이브를 올리고 있다. 세이브 숫자만큼 자신감도 커졌고, 구위와 제구력도 함께 향상되고 있다. 특히 140km 후반대 패스트볼과 리그 최고의 각도를 자랑하는 커브가 컨트롤되면서 모든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운다. 27세이브로 이 부문 리그 2위. 탈삼진 77개로 2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투수 중 심창민(78개)에 이은 2위에 자리 중이다. 이대로라면 내년 WBC 승선도 가능하다. 
▲ ‘슬럼프 극복’ 임정우와 승리공식 만든 김지용
올 시즌 LG 불펜진의 최대수확. 정찬헌의 수술과 이동현의 부진으로 8회를 책임질 투수가 마땅치 않았으나, 김지용이 난세의 영웅이 됐다. 패스트볼 구속은 140km 초중반대지만 타자가 느끼는 구위는 150km에 가깝다는 평가.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에 정교한 제구력까지 더하며 셋업맨 역할을 완벽히 소화 중이다. 8월에 슬럼프를 겪기도 했으나. 지난주부터 다시 궤도에 올라 홀드를 쌓고 있다. 득점권 피안타율 8푼1리. 위기에 몰릴수록 강해지는 김지용이다. 
▲ ‘마침내 완전체’ 골든글러브 노리는 오지환            
마침내 꿈꿔왔던 모습 그대로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오지환이 타석에서도 괴력을 발휘하며 최고 유격수로 올라섰다. 오지환은 후반기 52경기 207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3할2푼6리 13홈런 6도루 42타점 39득점 OPS 1.040을 기록 중이다. 후반기 리그 전체 홈런 5위이자 OPS 7위. 간결해진 스윙을 통해 몸쪽 공에 대응하고, 결과적으로 컨택과 장타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수비와 주루능력은 명불허전. 충분히 골든글러브를 바라볼 수 있다. 
▲ “2000안타는 과정” 한국야구 역사 쓰는 박용택
앞으로 안타와 관련된 모든 기록은 박용택으로 인해 새롭게 만들어진다. 박용택은 후반기 타율 3할8푼, 8월 11일 2000안타 달성 다음날부터는 타율 4할로 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통산 2042안타로 이병규(9번)와 LG 프랜차이즈 최다 안타 타이를 이룬 상황. 안타 5개만 더하면 홍성흔(2046개)을 제치고 KBO리그 통산 안타 순위 3위에 오르게 된다. 내년에는 장성호(2100개)를 넘어 2위, 그리고 내후년에는 양준혁(2318개)을 넘어 1위 등극이 유력하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것은 안타의 질이다. 후반기 득점권 타율이 무려 4할2푼2리(64타수 27안타)다. 2000안타 달성 후에는 4할8푼3리(29타수 14안타)로 중요한 순간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이미 올 시즌 결승타 10개를 채우며 채은성과 함께 팀에서 가장 많은 결승타를 기록했다. 최고의 안타머신이자 클러치히터다. 
▲ ‘리드오프 고민 해결’ 대반전 이룬 김용의
후반기 반등은 김용의가 공격의 시작점이 되면서 이뤄졌다. 7월 22일 잠실 두산전부터 1번 타순에 배치된 김용의는 후반기 타율 3할4푼9리 출루율 4할1푼2리 11도루 41득점을 기록 중이다. 좌우 투수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안타를 뽑고 있다. 출루 후에는 스피드를 앞세워 그라운드를 휘젓는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공에 정확히 대응하면서 모든 방향으로 타구를 날린다. 무엇보다 LG는 김용의가 1번 타순에 자리하면서 박용택을 3번으로 배치, 득점력을 극대화시켰다. 2년차에 접어든 외야수비도 꾸준히 향상, 좌중간·우중간을 가르는 타구도 가볍게 잡아낸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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