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규민, 마무리투수 선배로서 임정우 평가
임정우, 21세기 구단 4번째 30세이브 클로저 눈앞
LG 트윈스 선발투수 우규민이 마무리투수 임정우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마무리투수를 경험한 선배로서 후배 마무리투수의 활약에 칭찬을 멈추지 않았다.
우규민은 16일 잠실 KIA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후 8회초 임정우가 마운드에 올랐고, 임정우는 1⅓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27세이브를 올렸다. LG는 우규민과 임정우의 빼어난 투구를 등에 업고 3-1로 승리, 4위 자리를 사수했다. 임정우는 15일 경기서도 세이브를 올렸다. 정규시즌 가장 중요한 2연전의 마침표를 직접 찍은 것이다.
KIA전 승리 후 우규민은 임정우가 어느덧 30세이브에 가까워진 것을 두고 “정우가 올해 계속 발전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구위와 구종 모두 뛰어난 투수인데 경험이 쌓이면서 발전속도가 굉장히 빨라졌다. 분명 정우는 더 대단한 투수가 될 것이다. 선배로서 이렇게 후배가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 참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우규민은 10년 전 마무리투수로 활약하며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2006시즌 중반부터 뒷문을 책임졌고, 당해 62경기 75⅔이닝 3승 4패 17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1.55으로 마운드에 철벽을 쌓았다. 이듬해인 2007시즌에는 풀타임 마무리투수로 나서 62경기 78이닝 5승 6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65를 찍었다. 21세기 LG에서 3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이상훈 우규민 봉중근 밖에 없다. 물론 임정우가 남은 시즌 세이브 3개를 더하면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타자와 달리, 투수는 훈련량에 한계가 있다. 소모품인 어깨와 팔을 보호하기 위해선 실전을 물론 훈련에서도 투구수를 제한하게 된다. 아무리 강철 같은 몸을 지닌 투수도 하루 종일 공을 던질 수는 없다. 그러다보니 우규민은 타자들을 공부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중계영상을 통해 타자의 습성과 스윙궤적 등을 연구하고, 자신 만의 공략법을 만들어간다. 16일 KIA전 역시 평소 약했던 타자들에 대한 분석이 잘 이뤄지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우규민은 임정우 또한 자신처럼 연구에 몰두하는 투수라고 했다. 우규민은 “정우가 야구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굉장하다. 야구를 공부하는 모습이 점점 더 눈에 들어온다”면서 “사실 이제는 정우에게 해줄 말이 없다. 그만큼 알아서 잘 하고 있다. 이전에는 정우에게 ‘네 구위를 믿어야 한다. 절대 불안해하지 마라’고 이야기했는데 지금은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이 보인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우규민은 “개인적으로는 정우가 얼마나 더 발전할지 모르겠다. 여전히 다 발휘하지 않은 잠재력이 있다. 앞으로 우리 팀에서 더 든든한 투수로 자리할 것이다”며 임정우가 오랫동안 LG의 뒷문을 책임질 것으로 바라봤다.
한편 이대로라면 임정우는 21세기 LG 구단 최초로 마무리 전향 첫 해 30세이브를 올릴 확률이 높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12경기가 남았는데 LG가 4위 확정을 위해 순항한다면, 임정우의 세이브도 자연스레 쌓일 것이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