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작품 속 거북선 어떻게 탄생했을까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9.16 20: 11

KBS와 중국 CCTV 합작으로 제작된 최초의 한국형 팩츄얼드라마 ‘임진왜란1592’(극본 김한솔, 연출 김한솔, 박성주)가 작품성은 물론 대중성까지 인정받으며 큰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작품 속 거북선 탄생에 크게 기여 한 채연석 박사가 거북선에 대한 설명을 담은 글을 제작진에게 보내왔다.
‘임진왜란 1592’속 거북선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공포심을 자극하는 용머리와 선체를 감싸고 있는 서슬퍼런 칼날 갑주, 그리고 3층 구조로 재현된 웅장한 스케일까지 지금까지의 어떤 거북선보다 사실적이고 위협적인 최강의 전투병기로써의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이 거북선 탄생에는 전 항공우주연구원장인 채연석 박사의 조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조선시대 신기전을 처음으로 복원하는 등 전통 화약무기 전문가로 알려진 채박사는 지난해 각종 사료(史料)와 대포의 화력 등을 참고해 거북선 설계도를 복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음은 채박사가 제작진에게 보내온 글을 정리한 내용이다.
# 전세계가 인정한 역대 최고의 과학적인 종합병기 거북선
최근 미국 해군연구소(USNI)가 운영하는 USNI뉴스는 군관계자와 군사전문가, 일반독자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거북선을 ‘세계 해군 역사상 7대 명품 군함’으로 선정하였다. 16세기 조선에서 개발되어 절대적으로 불리했던 임진왜란 당시 왜군을 물리치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거북선을 미국인들도 알고 최고의 명품 군함으로 선정한 것이다.
# 대형함포의 명중률을 극대화 시킨 공격함 거북선
‘임진왜란 1592’에서 보여주듯이 거북선은 왜군의 함대가 나타나면 적의 대장선에 5~10m까지 접근해서 공격했다. 3층의 함포위에 지붕을 씌우고 칼과 창을 꽂아 왜군의 육탄공격과 조총의 총알을 피하면서 왜의 장군함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근접한 거북선의 함포공격을 받은 왜선의 몸통에는 최소한 직경 30~50cm짜리 구멍 4개가 만들어지면서 이곳으로 바닷물이 들어와 침몰하거나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켰을 것이다.
5m까지 접근해서 사격을 하니 아무리 파도가 쳐도 백발백중이었을 것이다. ‘백발백중’이라는 용어가 바로 거북선 함포 공격에서 나왔는지도 모른다.
# 무적의 최첨단 공격함 거북선
거북선에는 모두 19대의 함포가 설치되어있었고, 개인용 승자총통 23자루와 15개의 활이 실렸고 130여명이 탑승했다.
무게 300kg의 천자총통 2개가 2층 전면에, 무게 73kg의 지자총통이 3층 전면 좌우에 2개, 용두 뒤에는 무게 54kg의 현자총통 1개가 설치되었다. 그리고 3층 좌우 측면과 뒷면에는 무게 19kg의 황자총통 14개가 있었다.
거북선 전면에 설치한 4대의 대형함포는 대장군전과 장군전을 발사하여 왜군의 전함을 파괴하는데, 나머지 소형함포는 직경 3~4cm의 탄환을 발사하여 적함의 돗대나 적군을 살상하는데 사용하였다.
이렇듯 막강한 화력을 갖고 있는 거북선의 공격을 받은 왜군 대장선은 침몰하던지 기능이 마비되면서 지휘체계가 무너졌고, 이런 혼란한 틈을 타 200m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조선의 판옥선이 각종함포로 집중공격을 하여 왜군을 전멸시켰던 것이다.
‘임진왜란 1592’에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적진에 돌격하여 스칠 듯 적선을 헤집고 다니는 생생한 현장감과 밀려드는 일본 함선 세키부네가 근접 포격에 산산조각나는 실전 타격감 그리고 좁은 수로 견내량에서 펼쳐지는 거침없는 돌격 육박전까지 해상 전투의 카타르시스를 고스란히 안방극장에 전해준 거북선은 위와 같은 고증을 거쳐 탄생하했다.
채연석 박사는 “제대로 기능이 복원된 거북선이 아직까지 대한민국 바다 위에 없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라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이번 작품을 통해 거북선의 신비스러운 구조를 엿볼 수 있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고 이렇게 뜻 깊고 의미 있는 기획을 해준 공영방송 KBS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다”고 했다.
거북선의 위용과 활약상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임진왜란1592’ 1편과 2편 재방송은 각각 16일 저녁 10시와 17일 저녁 9시4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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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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