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불펜이 4연투에 필승조 투입까지 하고도 이기지 못했다.
한화 투수 심수창과 윤규진은 16일 대전 롯데전에서 바쁘게 움직였다. 1회초 수비가 끝난 뒤 나란히 덕아웃에서 외야 불펜으로 이동한 것이다. 선발 파비오 카스티요가 1회부터 4실점하며 난조를 보이자 불펜으로 향했고, 빠르게 대기 모드에 들어갔다.
이날 전까지 롯데전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1.74로 강한 면모를 보였던 카스티요였지만 4번은 통하지 않았다. 150km대 직구가 높게 형성됐고, 변화구는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2⅓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6실점 난타를 당하며 조기 강판됐다.
3회 1사 1·3루 위기에서 김성근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심수창. 지난 13일 대구 삼성전 ⅔이닝 19구, 14일 삼성전 1이닝 12구, 15일 대전 롯데전 1이닝 16구를 던진 심수창이 4일 연속 마운드에 오른 순간이었다. 이미 지난달 17~21일에는 5연투를 소화한 적도 있었다.
심수창은 첫 타자 김사훈의 기습적인 스퀴즈 번트에 수비 대처가 늦었다. 글러브로 홈 토스를 시도했지만 정확하게 향하지 못했다. 하지만 계속된 1사 1·3루 위기에서 전준우를 3루 땅볼 유도하며 5-4-3 병살로 이닝을 끝냈다. 4회 안타 3개를 맞고 1실점했지만 1사 1·2루에서 김문호를 유격수 땅볼, 박종윤을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역투했다. 1⅔이닝 34구 1실점.
심수창에 이어 5회에는 윤규진이 올라왔다. 윤규진 역시 13일 대구 삼성전 3이닝 53구, 15일 대전 롯데전 1⅓이닝 28구를 소화한 상태. 이틀 연속 등판한 윤규진은 5회 김동한에게 좌전 안타, 신본기에게 볼넷을 주며 2사 1·3루 위기가 있었지만 손아섭을 좌익수 뜬공 잡고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6회에도 황재균·강민호·김문호를 내야 땅볼 3개로 삼자범퇴한 윤규진은 7회에도 김동한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주루사로 도움을 받는 등 실점 없이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3이닝 41구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역투. 최근 4일 사이 7⅓이닝 122구를 던지며 3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심수창과 윤규진이 뒤진 상황에서도 실점을 최소화하며 역투한 사이 한화도 7회 2점을 따라붙으며 6-7 한 점차까지 추격했다. 8회에는 최고참 박정진이 마운드에 올랐다. 박정진 역시 이틀 전 삼성 상대로 3이닝 60구를 던졌지만 하루만 쉬고 다시 출격했다. 2사 후 황재균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9회 무사 1,2루 위기를 초래하자 마무리 정우람까지 투입됐다.
정우람 역시 사타구니 통증을 안고 전날 1⅔이닝 36구를 던지며 힘을 뺀 상황. 롯데의 어이없는 도루 실패와 주루사 덕분에 1이닝을 추가 실점없이 공 11개로 막았다. 한화 타선은 9회 마지막 공격에서 김태균과 하주석의 안타로 동점 주자까지 나갔지만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하며 6-8로 졌다. 심수창의 4연투와 총동원된 필승조의 투혼도 빛이 바랬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