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3회부터 스퀴즈번트를 써가며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16일 대전 롯데-한화전. 전날 접전 끝에 6-7로 역전패하며 2연승이 끊긴 롯데는 9위까지 떨어졌다. 더 이상 떨어질 데 없을 정도로 5강 희망이 멀어진 상황이지만 롯데는 포기하지 않았다. 3회부터 스퀴즈 번트로 추가점을 낼 정도로 절박하게 1점에 매달린 끝에 8-6으로 승리했다.
롯데는 1회부터 강민호의 선데 3점 홈런 포함 4득점으로 기선제압했다. 하지만 총력전으로 5강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한화도 1회 1점, 2회 1점으로 야금야금 따라붙었다. 전날 경기에서도 선취점을 얻었지만 금세 동점과 역전을 허용한 롯데로선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4-2로 리드한 3회 롯데가 추가득점 기회를 잡았다. 강민호가 중전 안타, 박종윤이 좌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김동한이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한화 선발 파비오 카스티요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한화는 불펜 필승조 심수창을 투입하며 더 이상 점수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자 롯데도 과감하게 작전을 걸었다. 심수창이 던진 초구 포크볼이 높게 들어왔고, 김사훈이 기습적인 번트 동작을 취했다. 볼끝 변화가 있는 포크볼이 높게 들어와 번트를 대기가 쉽지 않았고, 페어 지역 안으로 떨어뜨렸다. 그 사이 3루 주자 박종윤은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으며 홈으로 질주했다.
한화는 전혀 스퀴즈를 예상하지 못했다. 심수창이 글러브로 토스했지만 정확하게 향하지 못했고, 포수 차일목이 공을 떨어뜨렸다. 심수창의 송구가 제대로 차일목의 미트에 들어갔어도 타이밍 상으로 박종윤의 홈 터치가 빨랐다. 3회 경기 초반이었지만, 조원우 감독은 1점의 중요성을 느끼며 작전을 걸었다.
롯데의 스퀴즈 번트 득점은 시즌 3번째. 지난 4월13일 잠실 LG전 7회 무사 1·3루에서 문규현, 5월31일 사직 kt전 4회 무사 2·3루에서 문규현이 두 번의 스퀴즈 번트로 득점에 성공한 바 있다. LG전은 졌지만 kt전은 이겼고, 3번째 스퀴즈 번트로 득점을 낸 이날 경기는 이겼다.
롯데는 스퀴즈 번트 이후 계속된 1사 1·3루에서 전준우가 병살타를 치는 바람에 이닝이 종료됐지만 6-2로 스코어를 벌리며 주도권을 확실히 잡았다. 5회에도 7-4로 앞선 무사 1루에서 김사훈이 희생번트를 성공시키고, 선발 브룩스 레일리를 3⅓이닝 4실점에 내리는 등 독한 야구로 승부했다.
비록 5강 가능성은 낮아진 롯데이지만, 스퀴즈 번트에서 나타나듯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로 시즌을 완주할 각오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