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욕심은 전혀 없다. 남은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팀이 승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LG 트윈스 유격수 오지환(26)이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오지환은 108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7푼4리 19홈런 13도루 71타점 65득점 OPS 0.871을 기록 중이다. 전반기 58경기에서 타율 2할2푼8리 6홈런 7도루 30타점 28득점에 그쳤으나, 후반기 50경기서 타율 3할2푼5리 13홈런 6도루 41타점 37득점으로 완벽히 반등했다. 15일 잠실 KIA전에서도 6회말 2타점 적시타를 작렬, 팀의 역전승을 이끄는 맹활약을 펼쳤다.
홈런과 타점, 그리고 OPS에서 개인 통산 최고 기록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유격수 골든글러브도 가능하다. 현재 오지환은 홈런과 OPS에서 유격수 중 1위, 타점에선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시즌 종료까지 13경기가 남은 것을 감안하면, 20홈런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다. 집중적으로 베이스를 훔치며 20-20도 욕심을 내볼 수 있다.
하지만 오지환은 모든 개인 기록과 관련해선 고개를 저었다. 15일 잠실 KIA전이 끝난 후 “개인적인 욕심은 전혀 없다. 남은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팀이 승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예전부터 꼭 하고 싶었던 20-20이지만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 앞으로 13경기 남았는데 남은 13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게 우선이다. 최선을 다하다보면 대기록을 달성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공수주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만큼, 2017 WBC 승선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황. 실제로 양상문 감독은 “지환이가 비록 군대에 가지만, WBC 출장은 가능하다고 알고 있다. WBC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3 WBC의 경우, 당시 경찰청 소속이었던 장원준이 출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오지환은 “일단 시즌 후 군대에 가는 것은 확정됐다. 군대에 들어갔는데 WBC에 갈 수 있을지는 확실히 모르겠다”며 “그런데 크게 욕심은 없다. 군대에서 몸을 잘 만들고 내 것을 확실히 갖고 싶은 마음이 크다. 올해는 우선 포스트시즌에 나가야 한다. 전역 후에 다음 WBC 정도에 출장하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누누이 강조한 것처럼, 오지환의 첫 번째 목표는 팀의 승리다. 팀이 승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게 최우선이다. 앞으로 약 2년 동안 1군 무대와 떨어져있어야 하기 때문에, 군 입대 전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기를 기원하고 있다. 오지환은 지난 9일 “정규시즌이 얼마 안 남은 만큼, 더 포스트시즌에 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포스트시즌에 가서 더 많은 경기를 뛰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2009년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단한 오지환은 우여곡절 끝에 최정상급 유격수가 됐다. 고등학교까지는 투수와 유격수를 모두 소화했으나, 프로 입단 후 유격수에만 전념했다. 그런데 오지환이 입단했을 당시 LG에는 마땅한 유격수가 없었다. 때문에 오지환은 2년차부터 1군 무대서 주전 유격수로 출장했다.
만 20세 신예가 내야진을 책임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지환은 3, 4년차까지만 해도 불안한 수비로 수많은 비난과 마주하곤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엄청난 연습을 통해 2013시즌부터 정상급 유격수 수비를 펼쳤다. 타격도 올 시즌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며 마침내 공수주를 모두 갖춘 완성형에 가까워졌다. 조금 먼 길을 돌아오긴 했으나, LG의 미래를 책임질 커다란 별이 되고 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