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민의 전력질주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이 한화의 간절함을 보여줬다. 한화의 5강 희망 불씨도 되살아났다.
15일 대전 롯데-한화전. 이날 경기를 앞두고 한화 김성근 감독은 선수단 미팅을 소집했다. 잔여 15경기만을 남겨 놓은 상황. 이날 경기 전까지 공동 4위 KIA-LG에 2.5경기차 뒤진 8위로 가을야구가 가물가물한 한화였지만 김성근 감독은 "끝까지 포기는 없다. 남은 15경기에서 2패만 하자"며 선수단에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 메시지를 몸으로 증명한 선수가 바로 송광민이었다. 1회 1사 2루 첫 타석부터 송광민의 배트가 날카롭게 돌았다. 롯데 선발 박진형을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추격의 득점을 만들어냈다. 2회에는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연결하며 밀어내기 득점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4-3으로 다시 역전한 3회 2사 만루에서 다시 송광민의 배트가 불을 뿜었다. 박진형의 2구째를 과감하게 공략, 중견수 앞 2타점 적시타로 연결하며 스코어를 7-6으로 벌리는 데 앞장섰다.
결정적인 승부처는 8회였다. 6-6 동점, 2사 3루. 송광민은 롯데 윤길현을 상대로 특유의 초구 타격을 선보였지만 파울이 됐다. 하지만 주저하지 않고 2구째에도 배트를 휘둘렀고 타구는 유격수 깊숙하게 향했다. 송광민은 1루로 온 힘을 다해 전력 질주했다.
문규현의 송구도 1루로 들어갔지만 송광민은 두 팔을 뻗으며 1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가 선언됐고, 3루 주자 정근우가 득점을 올렸다. 7-6 다시 리드를 잡는 순간. 롯데가 합의판정을 요청했지만 원심 그대로 세이프가 유지됐다.
경기 후 송광민은 "8회 맞는 순간 안타라고 생각했는데 잡혔다. 1루에서 동 타이밍이 될 생각하고 전력질주했다. 팀이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전력질주하게 된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팀의 승리와 5강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절박함을 말했다.
이날 송광민은 3안타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데뷔 첫 80타점에도 하나만을 남겨뒀다. 송광민은 "개인 기록은 생각할 겨를도 없다. 우린 매 경기 결승이고 매 순간 절박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화려한 타격 성적보다 절실함을 가득 담은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이 그 무엇보다 강한 인상을 남겼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