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자멸했다. 병살타 3개에 주루사 그리고 수비 미스까지 스스로 무덤을 팠다.
롯데는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와 원정경기에 6-7로 패했다. 13~14일 수원 kt전에서 2연승을 거두며 어렵사리 5강 희망을 이어갔지만 이날 패배로 절망적인 상황에 내몰렸다.
이날 롯데는 선발 박진형이 2⅔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며 3회 2사에 내려갔지만, 배장호가 2⅓이닝 무실점 역투를 했다. 이어 홍성민도 2이닝 무실점으로 막는 등 불펜에서 안정감 있는 투구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그러나 공격에서 스스로 찬물을 끼얹는 플레이가 속출했다.
1회 시작부터 뭔가 꼬이기 시작했다. 황재균과 강민호의 연속 적시타에 상대 실책까지 나오며 2점을 선취한 롯데는 1사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초전박살로 경기 흐름을 지배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박종윤이 투수 앞 땅볼을 쳤다. 1-2-3 병살로 이닝이 종료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3회에도 1사 1·2루에서 박종윤이 우전 적시타를 때리며 3-3으로 다시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이때 박종윤이 1~2루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렸다. 3루까지 진루한 김문호가 홈으로 파고들지 못했고, 박종윤이 그대로 주루사를 당했다. 한화 1루수 윌린 로사리오가 우익수 양성우의 홈 송구를 적절하게 커트했지만 롯데의 주루 플레이도 시원찮았다.
4회에는 1사 후 유격수 내야 안타로 출루한 전준우가 2루 도루를 시도했지만 여유 있게 아웃됐다. 이어 5회 1사 1루에서도 강민호가 2루 쪽으로 약간 깊은 땅볼을 쳤다. 1루 주자 손아섭이 2루로 뛰어가다 말고 주춤한 사이 한화 2루수 정근우가 재빨리 1루로 송구하며 타자 주자 강민호를 포스 아웃시켰고, 손아섭이 런다웃에 걸려 어이없게 병살이 됐다.
안타 3개와 상대 실책을 묶어 5-6 한 점차로 따라붙은 6회에는 무사 만루 황금찬스를 잡았다. 상대 투수 심수창도 제구가 흔들리고 있었지만, 롯데 정훈이 4구째를 잡아당겨 3루 땅볼을 쳤다. 5-2-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흐름이 끊겼다. 후속 손아섭마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동점 기회를 날렸다. 안타 12개와 사사구 6개로 18번이나 출루했지만 상승 흐름마다 터져 나온 병살타 3개와 주루사로 자멸했다.
결정적인 순간은 수비에서 나왔다. 6-6 동점으로 맞선 8회말. 롯데는 필승조 윤길현을 올리며 승리 의지를 보였다. 1사 후 윤길현은 정근우를 좌중간 뜬공으로 유도했다. 잘 맞은 타구였지만 더는 뻗지 못한 채 워닝트랙에서 잡힐 타구. 그러나 좌익수 나경민이 콜플레이를 하고도 낙구 지점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펜스를 의식한 탓에 주춤거리던 나경민은 점프 캐치를 시도했지만 글러브를 맞고 튀어나왔다.
굳이 점프를 할 필요가 없는 타구, 나경민의 수비가 너무 미숙했다. 기록은 좌중간 2루타로 처리됐지만 실책에 가까운 플레이였다. 한화는 계속된 2사 3루에서 송광민의 유격수 내야 안타로 결승점을 올렸다. 나경민의 뼈아픈 수비 미스가 결승점으로 연결된 것이다.
공수주에 걸쳐 자멸 플레이들이 쏟아지며 9위로 떨어진 롯데, 이제 5강 호흡기도 사실상 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