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23이닝 무득점’ SK 타선의 현주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9.15 17: 16

SK 타선이 수렁에 빠졌다. 23이닝 연속 무득점이라는 지표가 이를 잘 말해준다. 득점권에서는 힘이 빠졌고, 선수들의 체력도 고갈 상태다. 전략도 부재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SK는 1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선발 윤성환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5-9로 졌다. 마운드도 마운드대로 버티지 못했지만 그 마운드를 응원해야 할 타선이 철저히 침묵한 것이 아쉬웠다. 만약 초반에 1~2점 정도를 쫓아갈 수 있었다면 경기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SK 타선은 7회까지 윤성환을 상대로 연속 출루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농락당했다. 0-9로 끌려가며 사실상 승부가 어느 정도 결정된 8회 1사 만루에서 최정과 조동화 김동엽의 적시타로 겨우 무득점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승리 확률을 확 높이는 득점은 아니라는 점에서 비중은 적었다. 그냥 선전한 척이었을 뿐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했다.

SK는 13일 잠실 두산전에서 더스틴 니퍼트(두산)를 상대로 2회 김민식 박승욱의 적시타로 2점을 낸 뒤 단 1득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13일 7이닝, 14일 9이닝, 그리고 15일에도 7회까지 점수를 내지 못해 23이닝 동안 점수가 없었다. 이는 올 시즌 SK의 최장기간 무득점 기록이었다. SK는 지난해 8월 23이닝 무득점으로 침묵한 적이 있었는데 그 후 가장 긴 부진이었다.
이 세 경기에서 타선이 아예 침묵했던 것은 아니다. 비교적 활발하게 루상에 나갔다. 14일에도 영봉패 당하기는 했으나 1회부터 3회까지는 모두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그러나 득점권 상황에서 철저히 침묵했다. 선수들의 타구는 좀처럼 뻗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1회 선두 이명기가 볼넷을 골랐으나 나주환이 3루수 방면 병살타를 쳐 찬물을 끼얹었다. 2회에는 1사 후 정의윤이 좌중간 2루타를 쳤으나 박정권 최승준이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진루조차 하지 못했다. 4회에도 선두 나주환이 볼넷을 골랐으나 김강민 최정 정의윤이라는 중심 타자들이 해결해주지 못했다.
5회에도 선두 박정권이 내야안타로 출루했지만 최승준 이재원 김성현이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이재원 김성현은 초구를 건드려 힘 없는 플라이에 머물렀다. 6·7회에는 2사 후 단타, 득점 실패 패턴이 그대로 이어졌다. 0-9로 뒤진 8회 5득점은 적어도 이날 경기만을 생각하면 별 의미가 없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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