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34, 시애틀 매리너스)가 상대의 투수교체를 무위로 만드는 안타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이대호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대타로 나와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그의 시즌 타율은 2할6푼3리로 올라갔다.
대타로 투입된 시점이 1점차 상황이었기 때문에 벤치의 전략 싸움도 치열했다. 2-1로 앞선 시애틀이 7회초 1사에 다니엘 보겔백을 빼고 이대호를 넣자 에인절스는 마운드에 있던 좌완 호세 알바레스를 즉시 빼고 우완 JC 라미레스를 투입했다. 확장 로스터가 적용되어 투수도 평소보다 많았기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시애틀의 스캇 서비스 감독은 다시 대타를 쓰는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았다. 이대호를 제외하면 전문 1루수 요원도 없었거니와 선수의 사기 문제도 있다. 무엇보다 이대호가 이번 시즌 우완투수를 상대로도 타율 2할5푼6리를 올리고 있어 해볼 만한 승부였다.
결과는 시애틀의 승리였다. 이대호는 바뀐 투수 라미레스의 초구인 투심 패스트볼(97.1마일)을 때려내 외야 가운데에 떨어뜨렸다. 시리즈 첫 경기가 있던 13일 선발 출장해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그는 다시 안타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대호의 안타는 추석인 이날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만들어낸 유일한 안타이기도 했다. 이날 시애틀은 2-1로 승리해 파죽의 8연승을 달렸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2위 시애틀은 78승 68패가 됐다. /nick@osen.co.kr
[사진] 애너하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