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구계 최고의 스타 투수 오타니 쇼헤이(니혼햄)는 지난 13일 경기에서 자신의 일본 최고 구속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오타니는 이날 삿포로돔에서 열린 오릭스전에 선발 등판해 3회 이토이 요시오를 상대로 초구에 직구를 던졌다. 전광판에는 그가 6월 5일 요미우리전에서 일본 야구계 최고 기록을 새로 썼던 163km보다 1km 빠른 164km라는 글자가 또렷이 새겨졌다. 그러나 이토이는 몸쪽으로 온 이 공을 받아쳐 우전안타를 때려냈다. 오타니는 경기 후 "내가 생각한 바깥쪽으로 가지 않고 반대 투구가 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타니의 광속구도 놀랍지만 그것을 안타로 연결시킨 이토이 역시 화제에 올랐다. '도쿄스포츠'의 평론가 엔도 가즈히코는 14일 인터뷰에서 "직구가 온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어떤 공이든 배트에 맞출 수 있는 타자들이 있다. 빠른 공이라면 쉽지 않지만 볼끝이 무겁지 않다면 타격 연습용 머신 공과 같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이 던지는 것과 타격 머신이 던지는 것의 가장 큰 차이는 공에 걸리는 회전과 무브먼트다. 엔도는 "오타니의 폼은 좋은 편에 속하지만 공을 릴리스할 때 마지막 스핀이 걸린 것 같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공의 임팩트가 부족해서 배트에 맞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오타니가 2014년 8월 3일 소프트뱅크전에서 7회 이대호를 상대로 161km를 던지며 일본인 투수 최고 타이 기록을 세웠을 때도 이대호가 파울을 쳤다. 2014년 10월 5일 라쿠텐전에서 긴지에게 던진 일본 야구 최고 타이 기록 162km는 2루수 땅볼이 됐다. 올해 6월 5일 던진 163km도 크루즈가 파울을 쳐냈다"고 전하며 오타니의 160km이 넘는 공을 타자들이 커트해낼 수 있음을 예로 들었다.
엔도는 "공의 임팩트를 키우는 수밖에는 없다. 오타니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투수 하나만 연습한 게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기도 하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아직 무서운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야말로 '알면서도 칠 수 없는' 공을 던질 수 있다. 다만 타자는 언제든 가능하지만 투수로서 자신의 공을 단련할 수 있는 시기는 지금뿐이라는 것을 느꼈으면 한다"며 투수에 전념할 것을 조언했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