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예능인 아닌 PD 이경규, 열정 같은 소리한다고?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6.09.15 06: 58

이경규의 예능 경력 36년은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 연출가, 기획자, 출연자로서 그의 열정과 에너지는 후배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것이었다. 
14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PD 이경규가 간다' 2회에서 이경규가 한 달간 기획하고 직접 연출에 나선 '뿌꾸극장 프로젝트' 마지막 이야기가 담겼다. 
그는 작가 정범균, 내레이션 김주희, 소품 담당 김종민, 촬영 한철우, 음악 담당 유재환과 함께 자신이 키우는 뿌꾸의 흩어진 새끼들을 만나 동물다큐멘터리 '뿌꾸극장'을 찍기로 했다.  

하지만 후배들은 어리바리했다. 한철우는 카메라 렌즈 뚜껑을 닫은 채 촬영했고 김종민은 개들을 위해 준비한 살코기와 뼈를 분리하지 못해 이경규를 답답하게 만들었다. 
잠들기 전 이경규는 후배들을 불러 모아 "연출자가 돼 보니 왜 쟤가 제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가 싶더라. 캐릭터는 본인이 잡는 거다. 자면서 스스로 캐릭터 분석을 하라"고 조언했다. 
다음 날에도 연출가로서 이경규의 투지는 대단했다. 오전 7시 반에 기상해 8시부터 익일 오전 1시 20분까지 촬영 계획을 세웠다. 17시간 20분 만에 촬영을 마친 뒤엔 회식까지 준비했다. 
1박 2일간 촬영 강행군이 이어지는 셈. 게다가 통제하기 힘든 강아지들을 여럿 데리고 하려니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경규는 기획 겸 연출을 맡은 까닭에 후배들이 제 역할을 다하도록 이끌었다. 
비록 미숙한 점이 한둘이 아닌 후배들이자 동료 스태프였지만 PD 이경규의 리드 하에 뿌꾸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뿌꾸극장'이 완성됐다. 촬영이 끝난 후엔 이경규가 직접 편집으로 감동과 웃음을 보탰다. 
이경규는 앞서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을 통해 베테랑 예능인이자 PD로서 재능을 뽐냈다. 그의 축약된 노하우가 'PD 이경규가 간다'를 통해 본격적으로 실현되고 있다. 
 
예고편에서 이경규는 다음 콘셉트로 '역사'를 잡았다. 2% 부족한 후배들을 데리고 이경규가 또 어떤 예능 역사를 새로 쓸지 기대해 본다. /comet568@osen.co.kr
[사진] PD 이경규가 간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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